지난 2일 새벽 아이폰6 16GB모델에 대해 통신사들이 보조금을 쏟아 부으면서 단통법을 믿은 예약가입자들만 손해를 보게 되었다.
이동통신단말기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의 시행으로 시장이 얼어붙었던 지난달 24일 시작된 아이폰6의 예약구매에는 수만 명이 몰리며 한시간만에 물량이 바닥나는 등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법을 기정사실화 하는 분위기였다.
당시 대부분 예약 구매자들은 10만 원 이상의 고액요금제에 가입하고도 보조금은 10만원이 조금 넘는 정도만 받을 수 있어 60여만원에 가까운 현금을 지급 하거나 단말기 할부금을 나눠 내야 했다.
특히 60여만원에 이르는 높은 부담을 줄이기 위해 구입한 기기를 18개월 후에 반환하거나 계속 사용하고 싶으면 그때부터 다시 할부금으로 지불하는 ‘선보상’제도를 통해 35만원에서 38만원을 지원 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아이폰6가 개통을 시작한 지 하루 만에 사정은 완전히 바뀌었다. 꿈쩍도 않던 이통사들이 ‘유통점 추가 보조금’으로 이전 보다 40만원 이상 더 지급하면서 60만원 짜리가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떨어지게 되었다.
정부의 단통법 사수 의지를 믿고 예약 가입 고객들은 최소한 40만원 이상의 손실을 보게 된 셈이다. 특히 선보상 형태로 구입한 소비자들은 기기를 사용하는 동안 내내 찜찜한 기분을 떨치기 힘들게 되었다.
한편 본보는 지난달 17일 복수의 이동통신사 간부들과의 접촉을 통해 아이폰6가 시장에 풀리는 10월 말일을 기점으로 통신사들의 본격적인 보조금 경쟁이 다시 시작될 것이라고 전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국은 아무런 조치도 없이 시간만 보내다 실제 보조금 경쟁이 시작되자 허둥거리며 ‘규제’라는 칼을 다시 꺼내들었다.
당국은 보조금이 낮다는 불만이 쏟아질 때는 통신사와 제조사를 불러다 보조금 올리라고 으름장 놓고선 이제 보조금 경쟁이 시작되자 ‘조사’,‘과징금’,‘강력한 조치’를 언급하며 전형적인 공무원의 ‘갑질’을 보여주고 있다.
공무원들의 갑질의 전형이 되어버린 이번 통신보조금 대란으로 법을 믿고 따른 소비자들은 더 주고 기계를 사야했고 운이 좋아 이번 보조금 경쟁에 올라탄 일부 소지자들도 정당한 계약관계를 맺고도 기기를 반납하거나 페이백을 회수 당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