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개소세 신설·기업소득 환류세제 등 포함
쟁점 법안 수두룩…여야, 기싸움 '치열'
내년도 예산안과 함께 처리될 예산부수법안이 확정됐다. 확정된 예산부수법안은 오는 30일까지 심의를 마쳐야 하며 심의가 끝나지 않으면 다음달 1일 본회의에 자동부의된다.
최형두 국회 대변인은 26일 국회 정론관에서 가진 브리핑을 통해 정의화 국회의장이 내년도 세입예산부수법안을 지정해 5개 상임위원회에 통보했다고 밝히며 오는 30일까지 부수법안이 본회의에 자동부의되는 일이 없도록 당부했다고 전했다.
세입예산안 부수법안을 상임위원회별로 보면 기획재정위원회 26건, 교육문화위원회 2건, 안전행정위원회 1건, 산업위원회 1건, 복지위원회 1건 등이다.
기재위 소관의 부수법안은 ▲조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 법률안 14건 ▲부가가치세법 일부개정 법률안 3건 ▲소득세법 일부개정 법률안 2건 ▲상속세및 증여세 일부 개정 법률안 2건 ▲법인세법 일부개정 법률안 1건 ▲개별소비세법 일부개정법률안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 법률안 ▲국세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 ▲관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이다.
□ 담배, 개소세 신설 '부수법안 지정'…여야 '격돌' = 담배에 개소세를 신설하는 법안이 예산 부수법안으로 지정되면서 여야는 양보없는 기싸움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담배(2500원 기준)에는 한 갑당 담배소비세 641원, 지방교육세 321원, 국민건강증진부담금 354원, 폐기물부담금 7원, 부가가치세 227원 등 총 1550원의 세금이 포함돼 있다.
정부는 내년부터 담뱃값(4500원 기준)의 담배소비세를 1007원, 지방교육세 443원, 국민건강증진부담금 841원, 개별소비세 594원, 페기물부담금 24원, 부가가치세 409원 등 세 부담 총 3318원(제조원가 및 유통마진 1182원)으로 인상한단 계획이다. 정부는 개소세 신설로 인한 세수 2조원을 내년도 세입예산안에 포함시켰다.
담배에 개소세를 신설하는 것에 대해 야당은 정부가 세수를 걷기 위해 가난한 서민들을 쥐어짜는 것이라고 반대하며 법인세 인상을 요구하고 있어 조세소위에서의 논의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문제는 시간이다.
30일까지 겨우 4일 남은 상황에서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담배에 개소세를 신설하자는 정부안이 그대로 본회의에 자동부의 되기 때문에 야당이 마냥 반대만 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안행위 소관 법률로 담배소비세와 지방교육세를 인상하는 지방세법 개정안도 부수법안으로 지정돼 기재위와 더불어 안행위도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 기업소득 환류세제 부수법안 포함, 왜? = 법인세법 중에서는 기업소득 환류세제가 예산 부수법안으로 포함됐다.
기업소득 환류세제란 사내유보금에 대해 과세하는 '최경환式' 경제활성화 법안으로 기업 등이 해당 사업연도의 소득 중 투자·임금·배당 등으로 사용하지 않은 소득에 대해 법인세 10%를 추가 과세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정부는 내년도 세입예산안에 기업소득 환류세제의 세수효과를 전혀 반영하지 않아 이 법안이 부수법안으로 포함된데 따른 문제가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기업소득 환류세제는 기업들이 버는 만큼 투자 등에 활용해 경제를 활성화하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기대되는 세수효과가 0원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기업소득 환류세제는 내년도 세입예산안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않지만 정 의장은 정부가 기업소득 환류세제를 예산 부수법안으로 요구해 이를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대변인은 "어떤 법안을 예산 부수법안으로 지정하는 것은 국회의장의 재량"이라며 "정부가 법안을 제출할 때부터 부수법안으로 표시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 가업상속공제 확대, 野 '반대' = 가업상속공제 대상을 확대하는 상증세법 개정안도 예산 부수법안으로 지정됐지만 조세소위의 논의 과정이 순탄치 않아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가업상속공제 대상 확대 개정안은 현행 매출 3000억원에서 5000억원 상향조정하고 공제한도를 현행 500억원에서 1000억원까지 인상시키는 내용으로 기업들의 계속된 요구를 정부가 받아들여 개정안을 제출했다.
하지만 야당에서는 부의 대물림일 뿐더러 부자감세라고 반발하고 있어 조세소위에서는 법안의 개정 필요성에 대해 추후 재설명하라고 정부에 요구해 놓은 상황이다.
이밖에 퇴직연금 납입금에 대한 세액공제 한도 확대(소득세법 개정안)과 2000만원 이하 주택임대소득 비과세(소득세법 개정안), 개인사업자 운영의 사립유치원에 대한 상속세 면제(상증세법 개정안) 등도 조세소위에서 재논의 법안으로 분류됐다.
반면 신용카드 매출 세액공제 우대공제율 적용 일몰기한 연장(부가세법 개정안), 안전설비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 일몰기한 연장(조특법 개정안), 법인·공장 등 지방이전에 대한 과세특례 일몰 연장(조특법 개정안) 등은 처리하기로 잠정합의했다.
한편 여야는 누리과정 예산 편성과 관련해 26일 현재 예산안 심사 등 모든 의사일정을 중단돼 이날 조세소위 회의도 취소됐으며 언제 의사일정이 재개될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