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비선실세 의혹을 낳는 '정윤회 문건' 파문에 대한 여야의 공방이 연일 격해지고 있다.
지난 7일 박근혜 대통령과 회동을 가진 새누리당은 '검찰 수사'를 강조하면서 비판 수위를 높이는 새정치민주연합을 향해 "정권을 흔들지 마라"고 강도 높은 반격에 나섰다.
새누리당 박대출 대변인은 9일 국회 브리핑에서 '비선실세 의혹 정윤회 문건' 파문과 관련한 야당의 공세에 대해 '혹세무민', '막장공세', '당·청 이간질'이라고 원색적 비난을 퍼부었다.
박 대변인은 "야당의 공세가 도를 넘고 있다"면서 "실체도 없는 의혹을 사실처럼 포장하며 혹세무민을 조장하고 있다. 정권을 흔들지 마라"고 비판했다.
그는 "야당은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에 연관되었다고 주장하는 12명의 관계자들을 무차별적으로 고발했고, 일할 사람들을 수시로 자르라는 등 국정을 흔들려는 막장공세를 해대고 있다"며 "심지어 당·청 사이에서 이간질까지 스스럼없이 해대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한 "검찰은 지금 두 가지 방향으로 강도 높은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하나는 문서 유출 경로를 추적해서 국기 문란을 바로잡도록 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문건의 신빙성 여부를 밝혀내는 것"이라며 "문건 내용의 허위 여부는 검찰 수사를 통해 규명되는 것이지 야당의 정치공세에 의해 규정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의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야당은 그 결과를 기다려주기를 바란다"면서 "새누리당은 야당의 '의혹 융단폭격'과 '얕은 이간계'에 휘둘리지 않고 오로지 국민만을 바라보며 갈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날 새정치연합 우윤근 원내대표가 제안한 국회정치개혁특위와 개헌특위 구성에 대해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과 연관 지어 두 특위 구성을 제안했다"며 "아직 어떠한 의혹도 사실로 드러난 것이 없는 만큼 선입견과 편견은 배제되어야 할 것"이라고 일축했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철저한 수사를 위해 '문고리 3인방'의 검찰 출석을 압박했다. 그러면서 문건 파문을 보도한 언론사를 상대로 고소·고발을 한 청와대를 향해 "언론에 재갈 물리기"라며 맹비난했다.
박수현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문고리 3인방'에 해당하는 이재만 총무비서관과 안봉근 제2부속비서관 등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요구했다.
특히 이 총무비서관이 검찰소환통보를 받았음에도 출석하지 않은 것에 대해 "대통령의 거듭된 의혹 부정과 함께 청와대가 진상 규명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비칠 것"이라며 "검찰은 대통령의 발언을 의식하지 말고 철저하게 수사해서 한 점의 의혹도 남지 않도록 명명백백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완주 원내대변인은 언론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 등에 대해 "언론에 재갈물리기를 그만두고 국회에 나와 시시비비 가리자"고 강조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김기춘 비서실장은 고소왕임은 진작부터 알고 있었지만, 국가적 기망 사건인 비선실세 국정농단 의혹 사건에도 그 이름을 올렸다"며 "박근혜 대통령 이하 김기춘 비서실장, 문고리권력 3인방, 정윤회씨는 고소고발에 매진할 것이 아니라 국회에 나와 증언하라"고 꼬집었다. 이어 새누리당을 향해 국회 운영위원회 소집을 거듭 촉구했다.
김정현 수석부대변인 역시 언론사를 상대로 한 청와대의 줄소송에 대해 박 대통령이 '실세는 청와대의 진돗개'라고 한 발언을 빗대 "청와대 진돗개를 보도해도 고소할 것인가"라고 힐난했다.
이어 "항간에 청와대가 아니라 ‘고소대(告訴臺)’라는 말이 돌고 있다는데 딱 들어맞는 말이 아닐 수 없다"며 "청와대와 정부는 줄소송을 당장 취하하고 실체적 진실로 국민과의 소통의 장으로 나오라"고 압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