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임원 인사를 앞두고 큰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지난 11월 제10대 금감원장으로 취임한 진웅섭 원장의 지휘 하에, 새 임원진 구성이 막바지 단계를 밟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번 임원 인사에서 기대를 모으는 부분은 금감원이 1999년 설립 이래 처음으로 '학력과 출신'을 배제한 공정 인사를 했다는 평이 들리고 있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권순찬 기획검사국 선임국장, 김영기 감독총괄국장, 박희춘 회계감독1국장, 양현근 기획조정국장, 이상구 총무국장, 조두영 특별조사국장(가나다 순) 6명에 대한 청와대 인사 검증이 시작됐다. 이르면 다음 달 첫 주, 늦으면 둘째 주쯤 인사가 단행될 전망이다.
금감원 임원진은 원장과 수석부원장, 부원장, 부원장보, 감사 14명으로 이뤄진다. 부원장보 인사가 마무리될 경우 올해 임원 인사가 종료되는 것이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인사 검증 과정에서 특별한 문제가 발견되지 않는 한 빠른 시간 안에 인사가 날 것이다"고 전했다.
이번 인사가 주목 받는 이유는 그동안 보수적이고 정치적인 금감원 내부에서 소위 '주류·라인'이라 불리는 인사를 철저하게 배제했다는 점이다.
금감원은 금융 감독과 검사 권한이 있는 정부 산하 공공기관으로서 금융권 안팎에서는 엘리트 조직으로 손꼽힌다. 자연스럽게 학력과 출신에 따른 인사가 상당 부분 관행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이번 인사에서는 새 금감원장을 포함해 수석부원장, 부원장 등 고위 임원급의 배경이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우선 진웅섭 금감원장은 7급 공무원과 검정고시, 건국대 출신이라는 점이 화제가 된 바 있다. 역대 금감원장 중 처음으로 비스카이(서울대·고려대·연세대 제외) 출신이기 때문이다.
서태종 수석부원장은 전남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최근 새로 임명된 박세춘 부원장과 이동엽 부원장은 대구 중앙상고와 영남대 경영학과, 충남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현재 청와대가 인사 검증 중인 6명의 부원장보 후보 역시 이러한 부분에서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후보 중 다수가 비스카이 출신이고 금융감독원 전신인 한국은행 등에서 경력과 전문성을 키운 인사들이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이번 인사의 선발 기준은 능력과 평판, 도덕성, 리더십이다. 내부 사람과 외부 사람, 시장 관계자의 이야기를 두루 듣고 인사에 반영했다"고 말했다.
복수의 금감원 관계자는 "비록 6명의 임원이 바뀌는 피바람이 불었지만, 새바람이 될 지 기대를 모은다. 부원장보 후보에 오른 6분 모두 내부에서 신임이 두텁고 존경 받는 상사로 꼽힌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