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조기통합을 추진 중인 하나금융지주와 이를 반대하는 외환은행 노조가 고용안정 문제를 놓고 시각차를 보이고 있다.
외환은행 노조는 하나금융 측에서 약속한 임직원의 고용안정을 신뢰하지 못하는 반면 하나금융은 노조가 통합에 반대하는 토론회를 여는 등 시간을 끌고 있다고 지적했다.
23일 외환은행 노조에 따르면 하나금융 협상단은 외환은행 노조와의 협상 테이블에서 "통합 이후 구조조정이 이뤄지지 않겠나"라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김정태 회장을 비롯해 하나금융이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공공연하게 밝힌 것과는 대조되는 부분이다.
이 때문에 외환은행 노조는 하나금융이 약속한 고용안정을 믿을 수 없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외환은행 노조 관계자는 "하나금융이 협상 테이블에서는 구조조정을 언급했다. 김정태 회장의 말을 믿을 수 없다"며 "통합 이후 과도한 보직 변경이 진행되는 등 인사상 불이익이 발생하면 자연스럽게 많은 인원이 은행을 떠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나금융 측은 노조의 주장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일축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김정태 회장이 조기통합 선언 이후 고용안정을 약속해왔다"며 "인력 재배치나 점포 통합·이전은 있을 수 있지만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나금융 협상단의 발언도 그런 맥락에서 나온 것이다"고 전했다.
한편 외환은행 노조가 지난 22일 '조기통합 타당성 검토를 위한 공개 토론회'를 연 것과 관련 하나금융은 불편한 속내를 비쳤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통합절차가 상당부분 진행된 시점에서 통합의 타당성을 논하는 공청회를 연다는 것 자체가 이해가 안된다"며 "노조가 시간을 끌기 위해 하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이에 대해 외환은행 노조는 "김정태 회장이 통합 발언을 한 이후 조기통합 타당성 검토를 위한 토론회를 열자고 하나금융 측에 줄기차게 요청했다. 하나금융은 통합에 대한 당위성만 설명할 뿐 토론회에 대해서는 응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