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 화력발전소 등 인화성 물질을 다루고 있는 시설이나 사람이 많이 모이는 극장, 유흥장에 불이 나게 되면 큰 피해가 발생하게 됩니다. 이에 현행법에서는 이들에게 특별히 '지역자원시설세'라는 것을 매겨 소방 관련 예산 등으로 사용하도록 하고 있는데요.
불이 났을 경우 사회적으로 큰 피해를 야기할 수 있는 건물들에 세금을 매겨 이러한 사회적 비용을 감당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를 원인자부담원칙이라고도 하고 경제학에서는 '피구세(pigouvian tax)'라고도 합니다.
최근 이러한 과세를 받아들이지 못해 조세심판원에 도움을 요청한 한 납세자가 있었는데요.
어떤 사연인지 알아보겠습니다.
□ 지역자원시설세 3배? "받아들일 수 없다" = 대형마트 건물 소유주인 A씨. 현행 지방세법에 따르면 대형마트는 지역자원시설세를 물도록 되어있습니다.
또한 지난 2014년 1월1일부로 개정된 지방세법에 따르면 대형마트, 극장, 백화점, 호텔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대형 화재위험 건축물에 대해서는 지역자원시설세 과세표준과 세율에 따른 세액의 3배를 내도록 개정됐습니다.
이에 따라 A씨에게도 전년에 비해 3배에 달하는 지역자원시설세가 부과됐구요.
A씨는 갑자기 이렇게 많은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조세심판원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A씨는 "지역자원시설세 부과가 위법하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 세액을 전년대비 50% 인상해 부과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전년도에 준해 지역자원시설세를 부과해야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지역자원시설세는 소방재원 등을 마련하기 위한 목적세로서 원인자부담원칙을 적용해야한다"며 "부당산을 임차하고 있는 임차인도 일부를 부담하도록 해야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부동산의 소유자와 임차인을 지역자원시설세의 공동납세의무자로 하는 지방세법령의 개정이 필요하다"며 "지방세법령 개정이 어렵다면 시세감면조례를 개정해서라도 지역자원시설세를 전년도 수준으로 인하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과세관청은 현행법에 따라 A씨의 요구를 들어줄수는 없으며, 과세한 처분은 정당하다고 반박했습니다.
과세관청은 "현행 지방세법에 따르면 대형마트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대형 화재위험 건축물에 대해서는 지역자원시설세를 3배 중과세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과세관청이 이 건축물에 대해 과세한 처분은 정당하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현행 지방세법에서는 지역자원시설세의 납세의무자는 부동산의 소유자로 명시되어있다"며 "때문에 임차인에게 지역자원시설세의 일부를 부담하도록 할 수는 없고, 시세감면조례에도 관련내용이 없으므로 이를 감면해야한다는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전했습니다.
□ 심판원 "청구인도 인정하지 않나" = 한편 심판원은 이번 과세가 적법하다는 사실에 대해 A씨도 인정하고 있다며 과세관청의 손을 들었습니다.
심판원은 "과세관청은 현행법에 따라 지역자원시설세를 부과했고, A씨도 과세가 지방세법령에 따라 적법하게 산출돼 부과됐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현행법에서는 특정부동산의 소유자를 지역자원시설세 납세의무자로 규정하고 있을 뿐 사용자나 임차인에 대한 납세의무는 규정하고 있지 않다"며 "시세감면조례도 대형 화재위험 건축물의 지역자원시설세 감면에 대해 별도로 규정하고 있지 않는 점에 비춰봤을 때 과세관청의 처분에는 잘못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참고심판례 : 조심2015지029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