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세법은 창업중소기업이 사업을 하기 위해 창업일부터 4년 이내에 취득하는 사업용 재산에 대해 취득세를 감면해주는 혜택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비록 지난해까지 완전 면제였던 취득세가 올해부터 75% 감면으로 조정됐지만, 이제 막 사업을 시작하는 중소기업 입장에선 쏠쏠한 혜택입니다.
하지만 이 같이 커다란 혜택을 부여받을 때는 반드시 해당 법에서 정한 요건을 엄격히 지켜야 하는 법. 아무 이유 없이 법조문을 확장해석하거나 유추 해석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지금부터 소개할 사례는 회사 '창업일'의 시기에 대한 과세관청과 A씨의 엇갈린 주장을 담고 있습니다. 창업일을 늦춰 그 기간 만큼 세금 감면 혜택을 더 누리고 싶었던 A씨는 과연 심판원을 설득할 수 있었을까요.
□ "취득세 감면 못해 준다고?" = A씨는 2012년 11월5일 창업 사업계획승인을 받고 먹는 샘물 제조업 등을 영위하고 있는 사업자입니다.
이후 2년여가 지난 2014년 6월18일, 공장건물 2개동을 취득하고 관련 취득세 등을 신고하며, 해당 부동산이 조세특례제한법 제120조 제3항에서 규정한 '창업일로부터 4년 이내' 취득한 사업용 재산이라고 설명했죠.
하지만 마른 하늘의 날벼락이 뚝 떨어졌습니다.
과세관청은 A씨의 창업일이 2012년이 아닌 2010년이라며 A씨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입니다. A씨의 창업일은 사업자등록일인 2010년 4월14일로, 해당 부동산은 그로부터 4년이 경과한 2014년 6월18일 취득했기 때문에 취득세 감면을 해줄 수 없다는 것이 과세관청의 주장.
억울함을 참지 못한 A씨는 과세관청의 처분에 즉시 불복하고 심판원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 "먹는 샘물 사업은 특수해" vs "조세법률주의 원칙상 안돼" = A씨는 설립등기일이라든가 사업자등록일 등 형식적인 기준으로 사업개시일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호소했습니다.
먹는 샘물 사업의 경우 다른 사업과는 달리 환경영향평가 등을 거치면 4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는 것이 주장의 핵심이었죠.
A씨는 "사업개시일은 사업 준비가 끝나고 본래 사업목적을 수행하거나 수행할 수 있는 상태로 된 때를 기준으로 판단함이 타당하다"며 "창업과정의 편의를 도모하기 위해 2010년 4월 사업자등록을 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먹는 샘물 제조업은 다른 사업과는 다르게 허가사업으로서 환경영향평가 등을 거치면서 약 4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고 주민 민원 등으로 사업자등록일로부터 4년을 경과해 부동산을 취득한 것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사업자등록일이 아니라 창업사업계획승인일(2012년 11월)을 사업개시일로 보아야 할 것이고, 그로부터 4년 이내에 취득한 쟁점부동산에 대한 취득세 등을 면제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과세관청은 조세법률주의 원칙에 위배되는 해석이라며 A씨의 주장을 반박했습니다.
과세관청은 "조세법률주의 원칙상 조세법규 해석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문대로 해석할 것"이라며 "합리적 이유 없이 확장해석하거나 유추 해석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과세관청은 "특히, 감면요건 규정 가운데 명백히 특혜규정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은 엄격해 해석하는 것이 조세공평의 원칙에 부합한다"며 "중소기업창업 지원법 시행령 제3조 제2항 단서에서 중소기업창업 지원법 제33조에 따른 사업계획의 승인을 받아 사업을 개시하는 경우에는 부가가치세법 제8조 제1항에 따른 사업자등록일을 창업일로 명백히 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사업자등록일(2010년 4월)을 A씨 창업일로 보아야 할 것이고, 아울러 조세특례제한법 제120조 제3항에서 창업과정에서 제반활동기간이나 불가항력으로 발생하는 주민 민원 등 정당한 이유를 예외사유로 규정하고 있지도 않기 때문에 A씨의 경정청구를 거부한 처분은 정당하다"고 덧붙였습니다.
□ 심판원 "법대로 처분 하세요" = 양측의 주장과 사실관계를 면밀히 살핀 심판원은 과세관청과 입장을 같이 했습니다.
심판원은 "창업중소기업은 중소기업창업 지원법과 그 시행령에서 정하고 있는 창업을 전제로 하고 여기에 해당하는 중소기업에 대해 취득세 면제의 혜택을 부여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중소기업창업 지원법 및 같은 법 시행령에서 개인인 창업자가 같은 법 제33조에 따른 사업계획의 승인을 받아 사업을 개시하는 경우 부가가치세법에 따른 사업자등록일을 사업을 개시한 날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청구인의 경우는 창업일을 사업자등록을 한 날로 보아야 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심판원은 그러면서 "A씨는 창업일인 2010년 4월14일부터 4년이 도과한 2014년 6월18일 부동산을 취득해 취득세 등 면제대상이 아니므로 과세관청이 A씨의 경정청구를 거부한 처분은 잘못이 없다고 판단된다"고 밝혔습니다.
[참고심판례 : 조심2014지14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