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부터 6개월간 지방국세청서 신고접수
지난 1999년 발생한 미신고 소득·재산도 신고대상
자진신고 시 가산세·과태료 면제…형사처벌 관용
정부가 그동안 신고 되지 않은 역외소득·재산에 대해 납세자 스스로 신고하고 관련 세금을 납부하도록 유도하는 '자진신고제도'를 시행하기로 했다. 이에 과세당국의 정보접근 한계로 과세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던 역외은닉 소득이나 재산이 양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외에서 발생한 소득이나 해외금융계좌에 은닉한 재산에 대해 자진신고를 할 경우, 가산세·과태료 면제 등 세정상 배려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 해외은닉재산 자진신고제, 올해 10월 '가동' = 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기재부·법무부는 지난해 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입법화해 올해 중에 시행 예정이었던 '미신고 역외소득·재산 자진신고제도'를 실시하기로 했다.
우리나라 과세당국이 외국과의 조세정보자동교환협정 등에 따라 대량의 금융·과세정보를 획득하기 이전 한시적 유예조치인 셈이다. 실제 미국 등 OECD 회원국을 중심으로 역외금융정보의 사전확보를 계기로 해당 제도를 도입한 바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자진신고제도와 관련해 "우리나라도 외국과의 조세정보교환이 본격화되기 전에 한시적으로 단 한 번의 자기 시정 기회를 부여하는 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자진신고대상은 우리나라 거주자와 내국법인으로, 비거주자와 외국법인은 해당되지 않는다.
이들 중 종전에 미신고·과소 신고한 국제거래 및 국외에서 발생한 소득과 세법상 신고의무가 있는 국외재산(상속, 증여 포함)이 있다면 신고해야 한다.
자진신고 접수기간은 오는 10월 1일부터 내년 3월 31일까지다. 자진신고 대상자는 납세지 관할 지방국세청에 자진신고서 등 관련서류를 제출하고, 미납한 세금과 지연 이자 성격의 가산세(1일 0.03%)를 납부해야 한다. 납부세액이 1억원을 초과했다면 신고기한 종료일로부터 3개월 이내 납부세액의 30% 이하의 금액에 대해 분할 납부도 가능하다.
신고대상 기간은 국세기본법상 국세부과제척기간 이내다.
상속·증여로 얻은 재산이나, 국제거래가 수반되는 부정행위에 해당될 시 제척기간은 15년에 달한다. 올해부터 자진신고제도가 운영됨에 따라 2014년 소득분부터 적용된다고 봤을 때, 1999년 발생한 미신고 소득까지 신고 대상이 된다는 소리다.
다만 신고대상 소득·재산과 관련해 세무조사 및 관련 수사 진행 등 과세 또는 처벌 예정인 자는 신고대상에서 제외되나, 일부 세목·재산에 대해 세무조사 등이 착수된 경우에는 세무조사 등의 대상이 아닌 다른 귀속연도분 세목과 기타 재산은 신고를 해야 한다.
□ 자진신고하면 가산세 '면제' = 정부는 자진신고기한 내에 자진신고세액을 모두 납부한 자에 대해서는 과거 신고의무 위반과 세금 미납에 대한 관련 처벌을 면제해주기로 했다. 쉽게 말해 가산세(납부불성실 가산세 제외)를 비롯해 과태료를 내지 않게끔 하겠다는 것이다.
가령 A법인이 2012년에 해외에서 수취한 사용료소득 10억원을 해외금융계좌에 은닉하고 신고하지 않았다고 가정하자.
이 경우 A법인이 자진신고를 한다면 과소신고 가산세(2.2억×40%) 9000억원, 해외금융계좌 과소신고 과태료(10억×4%×3년) 1억2000억원이 면제된다. 이에 A법인은 본세(10억×22%) 2억2000만원, 납부불성실 가산세(2.2억×10.95%×3년) 7000억원만 납부하면 된다. 물론 자진신고를 하지 않는다면 각종 세금이 붙어 2억1000만원 가량의 세금폭탄을 맞게 된다.
또한 국세기본법 상 명단공개 면제를 비롯해, 탈세행위 및 부수행위에 대한 형사상 관용조치도 이뤄질 계획이다. 단, 신고한 소득 및 재산 형성과 관련해 횡령, 배임, 사기 등 중대범죄 및 불법행위가 관련되어 있는 경우에는 형사처벌을 피할 수 없다.
더욱이 자진신고기간 종료 이후 해외 은닉 소득과 재산에 대해 세무조사와 관련 검찰수사를 실시해 관련 법률에 따라 엄정하게 과세하게 처벌한다는 것이 기재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편 기재부, 법무무, 국세청, 관세청 등 관계 기관 합동의 자진신고기획단이 이달 초부터 운영된다. 기획단은 자진신고제도 홍보·안내, 신고적격자 심사, 처벌면제자 확정·통지, 이의신청 심사·접수 등 제도를 총괄 관리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기재부 관계자는 "자진신고제도는 자진신고 대상, 신고·납부 절차와 방법, 심사 절차, 신고자 개인정보보호 등을 규정한 국제조세조정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입법예고를 거쳐 10월 1일부터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