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맥주, 세수 증가에 도움 못돼…판매 5배에 세수는 2배 증가
"수입주류 과세표준, CIF가격에 판매관리비 예상이윤 합산 해야"
수입맥주가 국내시장을 급속히 잠식해 들어가고 있지만 세수증가에는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세청의 세수 통계에 의하면 지난 2006년부터 2013년까지 국가 세수에서 수입맥주 관련 세금이 차지하는 비율의 연평균 증가율은 0.03%로 수입물량 증가율 22.62%를 크게 밑돌았다. 수입맥주의 세금 평균 증가율 또한 14.89%로 물량 증가에 크게 못미쳤다.
<수입맥주 세수 기여도>
◆…자료:국세청(세수통계)
수입원가와 관세가 낮아지면서 세금부과의 기준인 과세표준이 낮아져 주세와 교육세, 부가가치세를 떨어뜨리는 연쇄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더구나 판매관리비와 예상이윤이 과세표준에서 제외됨에 따라 수입맥주 판매량 증가에 따른 증세효과는 국산맥주의 판매에 따른 세수효과에 크게 못미치고 있다.
이로인해 수입맥주의 판매량이 늘어날수록 세수는 줄어들고 이로인한 세수부족분은 고스란히 국민 부담으로 전가되고 있다.
조세관계 법률전문가들은 "과세체계가 허술해 세수에까지 악영향을 미치는 것을 방치하는 것은 정치권과 조세 당국의 의지 문제"라며 "신속한 정비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류시장 성장률 추이>
◆…자료:국세청(국세통계)
조세전문가들은 국산주류가 수입주류에 역차별을 받는 현상을 바로잡기 위한 다양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우선 국산주류의 과세표준을 수입원가와 유사한 개념으로 제조에 소요되는 비용과 원재료 구입비용을 합친 제품원가로 변경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럴 경우 국산맥주의 경쟁력은 강화되겠지만 세수 감소가 불가피해 정부가 수용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으로 국산주류의 과세표준을 제품원가에 플러스α(알파)를 하는 방안도 제시되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세수 감소가 예상되는데다 α를 얼마로 정하느냐 하는 문제까지 발생해 역시 도입하기 어렵다고 할 수 있다.
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유력한 방안으로 수입맥주의 세금부과 체계를 국산맥주와 동일한 형태로 변경하는 방법이 제시되고 있다. 이 경우 국산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을 시정하고 세수도 추가로 확보할 수 있어 설득력 있는 대안으로 평가되고 있다.
다만 통상마찰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이 변수이다. 이 안을 도입할 경우 수입주류의 과세표준을 CIF(운임보험료 포함가격)에 예상 이윤과 판매관리비로 하게 되면 불합리한 특혜가 사라지는 효과를 거둘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수입맥주에 대한 불합리한 법 개정이 아닌, 일방적으로 부여된 특혜를 제거하는 것으로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용이하고 최근의 과세추세에도 부합하게 되는 부수적인 효과까지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외에도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국산 맥주에만 적용하고 있는 출고가격(도매가격) 신고의무와 할인판매제한 고시를 폐지하든지 수입맥주에도 같이 부과해 소비자 선택권을 보장하고 왜곡된 시장경쟁 구도를 시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대두되고 있다.
S법무법인의 변호사는 "수입맥주가 지금은 10%대 시장점유율을 전망하고 있지만 현재의 불공정한 제도를 손질하지 않을 경우 20% 돌파는 시간문제"라며 "당연히 시정돼야할 문제를 시정하지 않는 것은 문제"라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