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세특례제한법 제58조 제1항은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에 따라 지정된 벤처기업집적시설 또는 신기술창업집적지역을 개발·조성하여 분양 또는 임대할 목적으로 취득하는 부동산에 대해서는 취득세 및 재산세의 100분의 50을 2017년 12월 31일까지 각각 경감하도록 혜택을 주고 있다.
다만, 그 취득일부터 3년 이내에 정당한 사유 없이 벤처기업집적시설을 개발·조성하지 아니하는 경우 또는 부동산의 취득일부터 5년 이내에 벤처기업집적시설의 지정이 취소되거나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17조의 3 또는 제18조 제2항에 따른 요건을 갖춘 날부터 5년 이내에 부동산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경우에 해당 부분에 대해서는 경감된 취득세와 재산세를 추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지방세특례제한법상 취득세 등의 감면 규정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실무적으로 벤처기업집적시설로 사용할 목적으로 취득하는 부동산 중 토지에 대해서는 이러한 감면 규정을 받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왜냐하면 벤처기업집적시설의 지정 및 관리 지침(중소기업청 고시 제2013-37호)에서 신축 예정인 건축물을 벤처기업집적시설로 지정받고자 하는 경우에는 건축법시행규칙 별표 2의 규정에 의한 건축계획서, 배치도 및 평면도 등 토지 매입 단계에서 구비하기 어려운 서류 등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벤처기업집적시설로 지정 받지 않은 상황에서 토지를 취득했고 이후 해당 토지가 벤처기업집적시설로 지정 받은 경우에는 지방세특례제한법상 취득세 등 감면을 적용받을 수 없는 것일까.
최근 대법원에서 벤처기업집적시설로 지정 받기 전 취득한 토지가 장래에 벤처기업집적시설로 지정된 신축 부지에 해당되는 경우에는 지방세특례제한법 제58조 제1항에 따라 취득세 등을 감면하도록 판결했다.(대법원 2014.11.13. 선고 2014두35942 판결)
지방세특례제한법 제58조의 입법취지는 벤처기업집적시설의 사업시행자가 거액의 취득세 등을 면제받는 대신에 임대료를 저렴하게 해 벤처기업을 시설에 입주시키게끔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재정이 취약한 신생 벤처기업도 창업 및 기업활동이 가능하도록 유도하고 벤처기업의 창업을 촉진해 우리 산업의 구조조정을 원활히 하고 경쟁력을 높이는 데 그 목적이 있다. 그래서 단지 토지의 취득시기가 벤처기업집적시설로 지정되기 이전이라는 사정만으로 지방세특례제한법 제28조 제1항의 취득세 등의 감면 혜택을 배제하는 것은 입법 취지에 반하는 부당한 것이라는 판결이다.
또한, 벤처기업집적시설로 지정되기 전 매입한 부동산에 대해 취득세 등을 감면받았다고 하더라도, 그 취득일부터 3년 이내에 정당한 사유 없이 벤처기업집적시설을 개발ㆍ조성하지 않는 등의 일정한 사유가 발생하면 과세관청은 지방세특례제한법법 제58조 제3항 단서에 따라 감면된 취득세 등을 추징할 수 있다. 따라서 벤처기업집적시설의 지정 전에 취득한 부동산을 취득세 등의 감면대상에서 제외할 현실적인 필요성도 크지 않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입법 취지와 법리에 따라 대법원은 벤처기업집적시설을 개발ㆍ조성하여 분양 또는 임대할 목적으로 토지를 취득한 이상 취득시기가 벤처기업집적시설로 지정되기 전(前) 또는 후(後)인가에 따라 세제상의 혜택을 달리 취급하여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견해를 취한 것이다.
이번 대법원의 판결은 조세법률주의가 지향하는 법적 안정성 및 예측가능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입법 취지 및 목적 등을 고려하여 합목적성에 부합하도록 해석한 것으로써 부동산 매입 단계에서 벤처기업집적시설로 지정 받기 어려운 실무적인 어려움을 인정한 판결로 판단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