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세무서 직원들이 꼽은 가장 근무하기 싫은 부서는 '개인납세과'인 것으로 나타났다.
타 부서에 비해 월등히 많은 업무량과 밀려드는 악성 민원인이 그 이유였다.
조세일보(www.joseilbo.com)가 지난 8월 5, 6번째주와 9월 첫째주 서울지방국세청 산하 일선 세무서 직원 2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170명(68%)의 직원들이 가장 가고 싶지 않은 부서로 개인납세과를 선택했다.
□ 임환수의 야심작 '개인납세과'의 씁쓸한 이면 = 가기 싫은 부서로 개인납세과를 선택한 직원들은 "업무량이 많고 민원도 많고 전화통에 불이 난다"며 "일은 많지만 그냥 단순 업무이기 때문에 시간낭비, 정력낭비라고 생각된다"고 전했다.
다른 직원은 "개인납세과 민원인들은 사업자 마인드가 없어서 상대하기 상당히 어렵다"며 "근로장려금 업무 등 업무가 타과에 비해 과중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거친 민원인이 많다. 너무 신고가 많이 들어온다" "잡무처리가 많고 다양해서 심도있는 업무추진이 불가능하다"는 등의 이유를 들었다.
개인납세과를 소득, 부가세과로 다시 환원해야한다는 주장을 하는 직원들도 있었다.
모 직원은 "소득, 부가업무를 같이 처리하니 두서도 없거니와 숨을 쉴 수 없을만큼 업무가 쏟아진다"며 "소득, 부가세과로의 분리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2위는 54명(21.6%)의 직원이 선택한 조사과였다.
조사과를 기피하는 경향은 6,7,8급 이상 등 소위 '고참'급 이상들에서 짙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책임질 것이 많다'는 것이 이유였다.
모 6급 직원은 "조사반장 이상 고참급 직원들의 경우 조사의 결과에 대해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조사과 근무를 선호하지 않는다"며 "감사결과 잘못된 점이 발견될 경우 징계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직원은 "조사과는 업무 스트레스가 많다"며 "책임져야 할 것이 많고 절차가 복잡하다. 또한 조사대상자가 비현실적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밖에 "탈세 제보가 과다하게 들어오는 점이 조사과를 꺼리게 되는 이유"라며 "지난 2013년 탈세제보 포상금이 1억원에서 10억원으로 늘었고, 작년에 20억원에서 올해 30억원으로 크게 인상된 것이 주요 원인으로 보인다"고 지적하는 이도 있었다.
운영지원과를 선택한 직원들은 "세무공무원으로서 자질을 발휘하기 어렵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 일선 직원들은 '재산세과'에 가고 싶다 = 그렇다면 일선 세무서 직원들이 가장 선호하는 과는 어디였을까?
바로 '재산세과'(70명, 28%)였다.
부동산 등 재산업무와 관련도가 깊어서 실생활에 많은 도움이 된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또한 민원인을 상대할 일이 적고 업무 강도가 약하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았다.
모 세무서 직원은 "재산세과는 민원과 전화량이 적다"며 "재산세 업무에 관심있는 직원도 많은데 가장 전문적이며 실생활에 유용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직원은 "재산세과는 타과보다 일하기 편하며 실생활과 밀접한 전문지식을 쌓을 수 있는게 장점"이라고 전했다.
직원들이 선호하는 부서 2위는 60명(24%)가 선택한 운영지원과였다.
민원이 적고 업무가 수월하다는 것이 직원들이 말한 운영지원과의 장점이었다. 또한 "승진이 빠르다" "일선 세무서 전체 업무 흐름을 파악하기가 용이하다" "모든 부서 직원들과 친분을 쌓을 수 있다"고 답한 이들도 있었다.
3위는 법인세과(54명, 21.6%)였는데 "승진을 잘 시켜주고 민원이 적다" "타과에 비해 업무량이 적당하다" "보다 전문적이다"라는 것이 직원들의 답변이었다.
4위는 납세자보호담당관실(48명, 19.2%)였다.
납보관실은 결혼을 하고 자녀가 있는 직원일수록 선호하는 경향이 강했다.
한 납보관실 직원은 "여성이고 자녀가 있는 직원일수록 납보관실, 특히 민원실을 선호한다"며 "민원실의 경우 거의 '칼퇴'이기 때문에 어린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 직원들이 선호하는 부서"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