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한 신동빈 롯데그룹(앞줄 오른쪽에서 두번째) 회장이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안행위, 박원순 시장 '시정 평가'놓고 여야 '신경전'
국정감사 엿새째인 17일 국회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박원순 서울시장 등을 상대로 각각 경영권 분쟁사태와 서울시정 운영에 대한 추궁을 펼치면서 국감 최대 하이라이트를 연출했다.
특히 공정위원회 국감에 나선 정무위원회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증인으로 출석해 여야 의원들이 집중적인 질의와 질타를 받고, 경영권 분쟁사태에 대해 사과했다.
신 회장은 '롯데 경영권 분쟁 사태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는 새누리당 김태환 의원의 질의에 "이번 가족 간의 일로 국민과 의원들게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진짜 부끄럽게 생각하고 진심으로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사과드린다"고 허리를 숙였다.
□ 신동빈, 분쟁사태 사과…순환출자 80% 10월말까지 해소 '약속' = 또한 신 회장은 '왕자의 난이 끝난 것이냐. 다시 경영권 분쟁 사태가 생길 소지가 없느냐'는 새정치민주연합 김영환 의원의 지적에 "(왕자의 난은) 끝났다. 그럴 가능성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수 백 개의 계열사가 얽히고 설킨 지배구조 문제와 관련해 여야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고, 이에 신 회장은 당초 올해까지 계획했던 순환출자 80% 해소 작업을 10월말까지 앞당겨 시행하겠다고 약속했다.
신 회장은 "롯데제과 등 개인적으로 지분을 사들이고 그룹에서 테스크포스(TF)를 만들어서 적극적으로 순환출자 해소 작업을 벌이고 있다"며 "10월 말까지는 순환출자 80% 해소 작업을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롯데호텔 지분의 90%가 일본 롯데라는 점에서 롯데그룹에 대한 정체성이 의심된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이에 신 회장은 롯데호텔을 상장할 뜻을 밝혔다.
새정치연합 김기식 의원은 호텔롯데 상장과 관련해 "호텔롯데 상장 시 최소 조건인 25%를 공모하면 75% 지분을 여전히 가질 수 있다"며 "신주발행이 아니라 기존 주식을 파는 구주매출을 하면 상장이익이 바로 실현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법인세, 소득세법에 따라 상장 차익을 과세하는데 호텔롯데를 소유하고 있는 롯데홀딩스 등은 10조~15조 상장차익에도 불구하고 세금을 단 한 푼 국내에 내지 않아 고스란히 일본에 들어간다"며 "한국에서 돈 벌어 회사를 키워 놨는데 상장 후 차익은 일본에 세금으로 내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롯데가 한국기업임을 확인시키려고 상장을 한다는데 상장 과정에서 오히려 일본기업임을 확인시키게 된다"며 "이 문제를 최소화하려면 신주발행으로 해서 공모범위는 최대한 확대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신 회장은 "공모범위도 25% 보다 확대할 것"이라며 "신주발행해서 투자하면 고용도 이루어지고 세금도 낼 수 있다"고 답했다.
또한 롯데가 아직까지 공정위에 일본 롯데 소유주인 광윤사의 주주 명부와 롯데홀딩스, L투자 등의 주식관계 자료, 해외 출자현황 등에 대한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것에 대해 질타가 쏟아지기도 했다. 이에 신 회장은 "일부는 일본 법규상 문제가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공정위와 협의한 후, 자료 제출에 적극 임할 뜻을 나타냈다.
□ 서울시 국감 안행위, 與 '박원순 때리기' vs 野 '엄호' = 한편 서울시청을 상대로 국감을 진행한 안행위는 박원순 시장을 둘러싸고 여당 의원들이 공세를, 야당 의원들은 '엄호'에 나서는 등 신경전을 벌였다.
새누리당은 서울시청에서 열린 안행위 국감에서 서울역 고가 공원화 사업, 석촌호수 누수 원인 조사 등 박 시장의 역점 사업을 문제 삼았다.
이철우 의원은 "오늘 보니 40년 쓴 서울역 고가를 갑자기 왜 공원화 하냐고 시청 앞에서 시위를 하고 있더라"며 "이 프로젝트를 두고 (일각에선) 박 시장의 대통령 선거 프로젝트라고 한다"고 꼬집었다.
정용기 의원은 서울시가 교통안전시설심의를 경찰이 연이어 보류하자, 오는 11월 서울역 고가도로를 직권으로 통행금지 하겠다고 밝힌 것에 "도로법 76조에 근거한 도로 폐쇄 관련 법 해석이 잘못됐다"며 "국토교통부 장관의 승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박 시장은 "고가 폐쇄 부분은 서울역 고가는 본래 철거가 예정돼 있고 위험 등급이 높았다. 조만간 철거하거나 보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정정하며 "모든 집행은 법령에 기반 해서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조원진 의원은 서울시의 석촌 호수 누수 원인 조사와 관련 지반상태 및 침하 관련 안전성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하면서 "석촌호수 평가용역의 민간 참여자의 말에 따르면, 용역 안전성 관련 용역비용이 책정 안 됐고 (안전성) 조사도 안 했다고 한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서울시의 석촌호수 평가용역 보고서를 보면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공식발표 했다"며 "(석촌호수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박 시장은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거냐"고 몰아세웠다.
반면,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박 시장의 시정 운영에 대해 후한 평가를 내려 대조를 이뤘다.
문희상 의원은 "지난 대선 때 후보들이 경제 민주화와 복지, 한반도 평화를 실천하겠다고 다 공약했고, 이것은 국민적 합의이기도 했다“며 ”하지만 정치권보다 서울시가 박 시장 때에 와서 이 시대정신을 더 묵묵히 실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진선미 의원이 지하철 안전 대비와 관련, "비상대피시간이 15분을 넘는 지하철 역사도 있는데 왜 개선되지 않느냐"고 정책적 질의를 하자, 박 시장은 "지하철 1,4호선은 30년 전에 만들어져서 비상대피시간이 고려되지 않고 건축됐다"며 "이동 계단과 수막차단막, 바닥 유도등 설치 등 노력하지만 역사 전체가 개선되지 않으면 안 된다. 국회에서 특위를 만들어서 들여다봐주셨으면 한다"고 부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