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근로)을 하면서도 세금(근로소득세)을 내지 않는 '근로소득 면세자'가 급격히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국민개세주의' 기조 아래 중장기적으로 면세자 비율을 축소해 나가기로 했다.
임금 상승으로 인해 매년 근로소득 면세자 비율이 일정 규모 축소되기는 하지만 만족스럽지 않은 개선효과 등의 이유로 과도한 혜택이 돌아가는 각종 공제제도(소득+세액)를 손질하는 '정공법'을 선택했다.
면세자 비율 축소는 곧 '증세(增稅)'를 뜻하며, 실질적인 타깃은 상대적 저소득층이다.
최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중장기 조세정책 운용계획'에 따르면 기재부는 근로소득 면세자 비율이 점차적으로 축소될 수 있도록 공제제도 등을 개선하겠다는 방향성을 설정했다. 일정한 소득이 있다면 그 수준에 맞게끔 적정한 세금을 부담하도록 하는 구조를 차근차근 설계하겠다는 것이다.
근로소득 면세자 비율이 급격히 상승한데는 공제제도 영향이 크다.
실제 근로소득 면세자 비율은 2009년 40%에서 임금상승 등의 영향을 받아 2011년 36%, 2013년 32%로 하락세를 보였다. 그러나 2013년 소득공제의 세액공제 전환, 연말정산 보완대책 등의 적용에 따라 면세자 비율은 48%(2014년)까지 급격히 치솟았다.
문제는 면세자 비율을 어떻게 줄이느냐다.
앞서 지난 7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는 면세자 비율 축소를 위한 논의를 펼쳤다. 당시 정부는 '근로소득 최저한세' 신설과 '근로소득공제 축소' 등을 포함한 4가지 안을 제시했으나, 저소득층 세부담이 증가할 것이라는 여야 의원들의 우려로 정부안은 수면 아래로 내려갔다.
재차 정부가 중장기 조세정책 방향을 통해서 면세자 비율 축소를 언급함에 따라 근로소득 최저한세 도입 등을 제시하는 정부안이 향후 국회 논의과정에서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통상 중장기 조세정책에서 언급된 방향성이 매년 세법개정안에 담긴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단순한 '아이디어' 단계에 머무르지 않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현재 기재부 세제실 내에서는 면세자들에게 최소한의 세금을 내게 하려는 장치로 근로소득 최저한세를 대표적으로 꼽고 있다.
기재부 세제실 관계자는 "근로소득 면세자 비율을 축소하는데는 최저한세율을 도입하는 것이 가장 심플하다"고 밝혔다. 급여 2500만원 이상을 받는 근로자에게 0.1% 최저한세율을 적용할 경우, 면세자 비율이 8.6%p 가량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상태다.
다만 일각에서는 가뜩이나 복잡한 소득세 체계에서 최저한세까지 도입하면 저소득층의 세부담은 물론, 직간접적인 납세협력비용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한편 기재부는 고소득 자영업자 등에 대한 과세인프라를 확충하는 노력도 병행하기로 했다.
쉽게 말해 탈세를 일삼고(?) 있는 사업자를 찾아서, 고스란히 세금을 매기겠다는 소리다. 기재부는 자영업자에 대한 세원투명성 강화대책으로 현금영수증·전자계산서 의무발급 확대 등을 제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