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이 가장 높은 기술금융 지원 실적을 보이고 있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기술신용등급이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기존 거래 실적에만 의존하는 등 간판만 기술금융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민병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21일 열린 기업은행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박근혜 정부가 창조경제의 핵심 정책으로 추진한 기술금융 대출이 기존 거래 실적이 좋거나 기업의 성숙도가 높은 기업 위주로 대출이 치중돼 기술금융의 의미가 퇴색됐다"고 지적했다.
민병두 의원에 따르면 정책 시행 이후부터 올해 7월 말까지 기업은행은 총 1만5853건 10조2533억원의 기술금융 대출을 집행했다.
그러나 기술금융 대출 실적 중 77.9% 1만2353건이 기존에 기업은행과 거래한 경험이 있는 신용도 BBB등급 이상 기업이었다. 기술신용등급 BBB 등급 이상을 기준으로 한 기술금융 대출(3497건)에 비해 3배 이상 많았다.
기술금융 명목으로 대출이 집행됐지만 기술금융등급보다 기존 기업은행과의 거래 실적이 우선된 것이라는 지적이다.
또 기술경쟁력이 떨어지는 기술등급 T5 이하 기업에 공급한 대출이 1만518건으로 전체의 66.3%를 차지한 반면 기술력이 양호한 기술등급 T4 이상의 기업에 대한 대출은 33.7% 5335건에 불과했다.
기술력이 매우 우수한 T1 등급 기업에 대한 대출은 한 건도 없었고 우수 등급인 T2 등급 역시 208건 1.3%에 그쳐 기술금융 대출을 받은 기업 중 기술 경쟁력이 높은 기업은 없었다.
아울러 기술금융 대출이 집행된 기업 중 업력이 5년 이상 된 기업이 73%, 10년 이상을 기준으로 봐도 54.7%에 달해 성숙되고 안정적인 기업 위주로 기술금융 대출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1년 미만인 신생기업은 전체 기술금융 대출 중에서 4.4%에 불과했다.
민병두 의원은 "기업은행의 기술금융은 신용은 낮지만 기술력이 높은 중소기업을 발굴하는 정책적 목표를 상실했다"며 "기술금융이라는 간판만 달고 실적 쌓기에만 치중하지 말고 우수한 기술력을 지닌 신생기업을 찾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