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10명 중 8명은 '진행암'과 '말기암'의 용어 의미를 구분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김상혁, 신동욱 교수와 충북대학교 박종혁 교수 연구팀은 2012년 국민 2천명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연구팀은 가상의 '진행암' 환자 사례를 설명하면서 암 진행 상태에 대해 물었고, 그 결과 '진행암'으로 정확하게 답한 사람은 20.6%에 불과했다. '말기암'이라고 답한 사람이 74.5%로 가장 많았으며, 0.7%는 '조기암', 4.4%는 '모른다'고 답했다.
해당 사례는 4년 전 유방암으로 오른쪽 유방 전체를 뗴어내는 수술을 받은 환자의 경우다. 1년 전 폐에 전이됐고, 항암제 치료를 시행했는데 처음에는 효과가 있었으나 다시 암이 자라났다. 의사는 수술이나 완치가 가능하지 않고, 다른 항암제 주사를 통해 암을 약간 줄이면 생명을 몇 개월 더 연장할 수 있다고 한다.
참고로 '진행암'은 재발이나 전이가 돼도 항암 화학요법이나 방사선 치료로 생존 기간의 연장이 가능하다. 또한 '말기암'은 치료를 해도 반응하지 않고, 생존 기간의 연장을 기대할 수 없으며 대개 6개월 이내의 기대여명을 가진다.
국민들 중 누군가는 암 환자나 암 환자의 보호자가 돼 암 치료과정에서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따라서 '진행암'과 '말기암'에 대해 개념적으로 정확히 구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가까운 친척이나 지인 중 암 환자가 있는 경우 등 암에 대한 사전 지식이 많은 것 같은 사람들도 암의 진행 상태에 대한 용어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상혁 교수는 "치료가 필요한 상황에서 치료를 포기하거나, 반대로 치료가 불필요한 상황에서 치료를 요구하는 것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진행암'과 '말기암' 치료를 위한 의사결정 과정에서 환자와 보호자에게 암 진행 상태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이해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박종혁 교수는 "현재 호스피스 완화의료에 대한 제도화가 진행되고 있다. '말기암'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국민들이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교육과 홍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