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위, 예산 심사 마무리…세법은 막판 진통 예상

기재위 소관 예산안 의결…파행 원흉 대출금리 부대의견 채택
종교인·업무용차 과세 등 예산부수법안 처리 안갯속

한국장학재단의 학자금 대출금리 인하 문제로 파행을 거듭했던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예산결산소위원회가 소관 부처에 대한 내년도 예산안 심사를 가까스로 마무리했다.

기재위는 19일 전체회의를 열고 기획재정부를 비롯해 국세청·관세청·통계청·조달청 등 4개 외청의 세입·세출예산안, 기금운용계획안 및 국가보증동의안 등을 심사·의결했다. 이날 의결된 기재위 소관 에산안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로 넘어가 감액심사를 거치게 된다. 

사실 기재위 소관 예산안의 심사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앞서 지난달 26일 기재위는 예결소위와 전체회의를 연달아 열고 소관 기관의 내년도 예산안 등을 의결하려고 했으나, 야당 의원들의 불참의사를 밝히면서 예산안 심사 작업이 전면 중단됐다.

기재부가 내년에 2조2000억원 규모로 편성한 한국장학재단채권 국가보증동의안이 발단이 됐다. 예결소위 심사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김현미 의원은 "현재 한국장학재단 대출금리가 2.7%로 지나치게 높아서 이를 적정한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고 며 학자금 대출 금리를 2.0%로 낮추는 방안을 국가보증동의안에 반영시킬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장학재단 학자금 대출 금리는 교육부 소관"이라며 난색을 보인 기재부와의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기재부가 조달금리 인하에 대해 노력하고 그 결과를 교문위와 기재위에 보고하도록'하는 부대의견만 국가보증동의안에 채택시켰다.

김현미 의원은 "장학재단에게서 확인한 결과 조달금리를 0.2% 정도 낮출 수 있다고 들었다"며 "연말 금리인상이 없다면 0.2% 대출금리 인하를 반드시 해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작년 정기국회에서 예산부수법안 자동부의로 인해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했던 세법개정안(비예산부수법안)도 기재위의 벽을 넘었다.

등록한 세무사가 개업·휴업·폐업하거나 사무소를 설치·이전 또는 폐지할 경우 기재부 장관에 대한 신고를 세무사등록부의 등록사항 변경으로 대체해 간소화 하고, 업무와 관련된 장부를 사무소에 갖추어두지 않아도 되도록 하는 내용의 세무사법 개정안이 기재위를 통과했다. 세무공무원의 체납처분 집행 시 압류재산에 대해 제3자의 권리를 최소화하도록 하는 내용의 국세징수법 개정안도 의결됐다.

이번에 의결된 법안은 교통에너지환경세법, 교육세법, 관세사법, 세무사법, 국세징수법, 자유무역협정의 이행을 위한 관세법의 특례에 관한 법률, 증권거래세법, 조세범처벌법 등 총 16개 세법개정안이다.

다만, 아직까지 기재위 바닥에 잠들어 있는 세법개정안은 산적하다. 비예산부수법안보다 상대적으로 중요도가 높은 예산부수법안만 대거 포진되어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기재위의 세법심의가 가시밭길을 예고하고 있다.

소득세법상 기타소득에 '종교소득' 항목을 신설하는 방안을 놓고 정부·국회와 종교계 간 이견차이를 좁히기 위한 간담회가 내주 월요일로 예정되어 있으나, 법제화 카드에 여전히 난색을 표하고 있는 종교계가 과세 방침을 받아들이지는 미지수다.

또한 재차 정부에게 수정안을 요구했던 '업무용車 과세안'도 쟁점 세법으로 분류된다. 아직까지 정부에서 차량 구입비용 대한 경비처리(손금산입) 제한에 대해 거부반응을 보임에 따라,  향후 세법심의 과정에서 차량 구입비용 상한액을 놓고 입법 공방이 치열하게 펼쳐질 전망이다. 

아울러 비과세·감면제도의 혜택을 놓고 정부와 국회 간 진흙탕 싸움도 예고되고 있다. 가업상속공제 적용대상 기업의 매출액을 확대(3000→5000억원)하는 방안이나, 농·수협 등 상호금융기관에 예치된 조합원의 예탁금·출자금에 대한 비과세 혜택기간의 일몰, 통합 금융상품인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를 도입 등에 대해서는 정부와 국회 간 대립각을 세우면서 세법개정안의 대수술을 예고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