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복지수요로 재원고갈이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증세에 앞서 비효율적인 재정지출부터 바로잡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4일 안종석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회도서관 대회의실에서 한국세법학회, 한국세무학회, 한국재정학회, 한국조세연구포럼, 한국국제조세협회 주최로 열린 '제10회 조세관련학회 연합학술대회'에 발표자로 참석해 이같이 주장했다.
안 선임연구위원은 우리나라의 2013년 기준으로 사회보장지출 규모는 총 140조원이며 사회보험이 84조원으로 64.6%, 일반재정지출이 46조원으로 35.4%를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GDP 대비 9.8%로 사회보장지출 규모는 2015년 11.3%, 2020년 12.8%, 2030년 16.8%로 빠른 속도로 증가해 2060년에는 27.8%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안 선임연구위원은 "1953년에 5.3%였던 우리나라의 조세부담률은 60년간 꾸준히 증가해 2013년에는 17.9%로 3.4배가 되었다"며 "앞으로는 조세·국민부담률이 이전과 같은 수준으로 증가할 것을 기대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이어 "비관적으로 이야기하면 세율이나 보험요율의 인상과 같은 방법을 통해 인위적으로 부담을 증대시키지 않으면 조세·국민부담률 증대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고 전했다.
안 선임연구위원은 부족한 장기재정전망에 대비하기 위한 해결책으로 향후 복지재원 조달의 기본원칙을 제시했다.
안 선임연구위원은 "담세능력을 고려할 때 복지를 포함한 재정지출의 구조조정을 통해 세출을 축소하려는 노력을 우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회보험과 일반재정의 역할을 분명히 해야한다"며 "사회보험부문에서 지출 증대에 상응해 보험료를 인상하지 않고 부족한 재원을 일반재원에서 보전하는 방식으로 전개된다면 사회보험 재정 운영에서의 비효율성이 발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세수입을 증대시킬 때 외부불경제의 개선 등을 통해 경제의 효율성을 제고하면서 세수입을 증가 시킬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며 "비과세·감면을 축소하고 지하경제를 양성화 해야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환경세·담배소비세 등 외부불경제에 대한 과세도 국민후생과 세수입을 동시에 증대시킬 수 있는 방법이다"고 말했다.
안 선임연구위원은 복지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세목별 세입기반 의견도 내놓았다.
우선 안 선임연구위원은 "재원 마련을 위해서는 보편성 입장에서 부가가치세를 인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모든 소비자가 모든 소비행위에 대해 같은 세율로 동등하게 세금을 납부한다는 점에서 부가가치세가 가장 보편적인 세원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음으로 소득세를 통한 재원확보가 합리적이지만 특별히 소득세를 인상하는 경우에 소수의 고소득층의 세 부담만 인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소득세는 상당수의 저소득층(30% 이상)이 세금을 납부하지 않고 소득수준에 따라 세 부담이 달라진다"며 "소득수준에 따라 차별적인 증세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부가가치세보다 보편성이 낮다"고 말했다.
아울러 "법인세는 모든 법인이 세금을 납부하지만 법인은 선거권을 가지지 않고 비법인에는 과세하지 않는다"며 "법인세 인상은 보편성이 낮아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