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대위 대표(가운데)와 박영선 비대위원(왼쪽) 등을 둘러싼 공천 잡음이 연일 계속 되고 있다.
김종인-박영선 정무적 판단, '사심' 의혹…"집토끼들 나갈 판"
더민주 공천 잡음이 그야말로 '점입가경'이다.
정청래 의원(서울 마포을)과 친노 좌장인 6선 이해찬 의원(세종시)이 '정무적 판단'에 따라 공천탈락 되자, 지지층들의 반발이 폭주하고 있다.
여기에 비례대표 공천에서도 불공정 공천 논란이 불거져 공천 잡음이 연일 증폭되고 있다.
특히 김종인 대표의 비대위 체제로 바뀐 후 지난해 혁신위원회가 만든 공천혁신안에 대해 이의를 제기, 공천권한이 확대되면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김 대표의 '정무적 판단'에 따른 정청래, 이해찬 의원의 공천배제는 지지층 사이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
□ 정청래-이해찬 '탈락'에 '집토끼들' 맹비난 = 무엇보다 두 의원이 의정활동과 지역구 여론 등에서 밀리지 않아 그 '정무적 판단'에 대한 명분이 약하다는 점이다.
정 의원의 경우 주승용 전 최고위원(국민의당)과의 '공갈 사퇴' 설전을 문제 삼고 있지만 이미 주 전 최고위원과 화해를 했고, 이 문제로 최고위원직까지 박탈당하는 수모를 겪어 죄 값을 치렀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정 의원이 야권 지지층에 소구력이 강하다는 점에서 '집토끼'들의 반발이 심상치 않다.
정 의원의 공천배제에는 '보이지 않는 손' 의혹도 나오고 있다. 비대위원인 박영선 의원과 이철희 전략기획본부장이 자신들의 '측근'을 수도권에 공천하기 위해 야성이 좋은 마포을을 점찍고 정 의원을 '막말' 문제로 배제토록 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한 정치 팟캐스트에 이 둘의 대화내용 녹취가 공개됐지만 박 의원은 '오해'라며 부인하고 있다.
□ 정청래 탈락엔 박영선-이철희 '사심'(?) = 하지만 당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여론조사 전문가인 김헌태 공관위원이 박영선, 이철희 위원과 친분이 있는데, 이들이 마포을 내 경성고등학교를 졸업한 김기식 의원(비례대표)을 공천하려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김헌태 위원은 김 의원과 동기동창으로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참여연대 출신으로 박원순 서울시장과도 친분이 있어 박원순계 몫이라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공천배제 된 이해찬 의원의 경우 공천 정밀심사 대상에도 포함되지 않아 논란이다. 김 대표의 '정무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 그는 "정무적 판단은 정무적 판단으로 끝나는 것"이라고 공천배제 설명을 피하고 있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김 대표와 이 의원 간의 악연이 회자되고 있다. 지난 1988년 13대 총선 서울 관악을에서 민정당 후보였던 김 대표와 당시 36세 청년이었던 이 의원이 평화민주당 후보로 맞섰다. 전두환 정권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 출신이던 김 대표를 '민주투사'였던 이 의원이 5000여표 차이로 승리했다.
□ 이해찬 탈락, 김종인 악연 화제…충청권 악영향 '무리수' 비판 = '정무적 판단'으로 공천을 배제할 경우 납득할만한 명분을 내세워야함에도 김 대표가 설명을 피하면서 김 대표의 '사심'에 의한 공천이라는 비난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이 의원이 6선이자 충청권 출신으로 충청지역에 영향력이 막강하다는 점에서도 김 대표의 결정이 '무리수'라는 지적이 잇따른다.
한 야권 관계자는 "이 의원은 야권 충청출신 인물 중 대표적인 사람이고 세종시 국회의원을 하면서 지난 2014년 지방선거 때 세종시장을 만들어내는 데 역할을 많이 했다"며 "당시 충청권만 돌아다니며 선거운동을 펼쳤고 세종시의회 야권 승리를 가져왔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자신의 공천배제에 반발, 15일 더민주를 탈당하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이 의원은 이날 언론에 입장자료를 보내 "세종시는 국회의원 선거구 하나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고(故) 노무현 대통령과 우리 당이 국민들에게 약속한 미래이고, 전국이 골고루 더불어 잘 사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국가전략의 상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세종시 완성과 정권교체는 제 마지막 소임"이라며 "당 비대위가 외면해도 저는 세종시를 포기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저 이해찬은 불의에 타협하는 인생을 살지 않았다"며 "(컷오프의) 이유와 근거가 없다. 도덕성이든, 경쟁력이든, 의정활동 평가든 합당한 명분이 없다"고 김종인 지도부를 비판했다.
□ '흙수저 희망'줄 청년 비례후보들 '금수저' 논란 = 비례대표 공천 문제에서도 잡음이 나오고 있다. 선정된 청년 비례대표 예비후보 중 김규완, 최유진 후보의 기회주의적 행태가 논란이다.
김규완 예비후보는 홍창선 공천심사관리 위원장의 전직 보좌관 경력이 있어 '불공정 심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김 후보는 새누리당 의원실에서도 보좌 경력이 있어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김 후보는 17대 국회에서는 홍 위원장 보좌진으로 18대 국회에서는 새누리당 이윤성 의원실, 19대 국회에서는 새누리당 염동열 의원실에서 보좌진을 지냈다.
논란이 거듭되자, 더민주는 재논의 끝에 김 후보를 자격 박탈시켰다. 김 후보 대신 차점자인 김국민 후보를 경선후보로 선정했다.
최유진 예비후보 역시 뒷말이 무성하다.
그가 선정된 과정에서 박영선 의원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박 의원이 뉴파티위원회 위원인 최 예비후보를 밀기 위해 문 전 대표가 영입한 김빈(김현빈) 빈컴퍼니 대표를 탈락시켰다는 것이다.
특히 최 후보의 아버지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5대 회장인 최병모 변호사로 시민사회계에 인맥이 두터우며 박 의원과도 친분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 후보는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정치경영 석사 과정을 마쳤는데, 김종인 대표의 최측근인 김헌태 공관위원과 이철희 비대위원이 해당 과정의 교수진으로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 '아버지-제자' 인맥(?) 최유진 선정 논란 = 특히 국민의당 창당발기인으로 참여했고 앞서 지난 2014년에도 안철수 대표의 새정치추진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해 '기회주의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에 정장선 총선기획단장은 "오해가 있다면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며 "다시 논의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더민주 관계자는 "자신의 재능으로 열심히 세상과 부딪히며 살아온 청춘이 아닌 기회주의적으로 이당 저당 다니고 부친의 인맥으로 자리를 차지하는 사람들에게 공천을 주는 것이 말이 되는가"라며 "흙수저에게 희망을 준다면서 이런 공천이 말이 되느냐.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겠다면 누가 믿겠느냐"고 힐난했다.
공천 내홍과 관련해 또 다른 당 관계자는 "김종인 대표를 비롯한 몇몇 비대위원들의 전횡이 심각하다"며 "야권 집토끼는 여당 집토끼처럼 '무조건 찍어주지 않는다. 이렇게 당원과 지지자들을 화나게 해서 과연 승리할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