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별 분양실적 추이
자료 : 국토부
"여소야대 국면…하반기 불투명하다" 총선 후 물량 쏟아내
봄바람 타고 불어온 분양상승세 타고 상반기에 총력전 펼쳐
지난 4.13총선이 여소야대 정국을 탄생시키며 주택분양시장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하반기 부동산정책 변화를 우려한 건설사들이 총선이 끝나자마자 분양물량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해 주택시장의 과열로 연초부터 주택대출규제가 강화되며 분양시장이 가라앉는듯 했지만 지난 2월말 이후 시장이 다시 살아나 작년 보다 분양물량이 17%나 늘어나는 등 분양열기가 되살아나고 있다. 건설사들이 이같은 상승세를 타고 그동안 쌓아둔 물량을 쏟아내는 분위기다.
아파트 분양물량은 작년 10월 8만4000호까지 치솟았다가 지난 1월 1만세대로 급감했으나 3월에는 3만9000세대로 다시 큰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미분양주택도 지난해 4만호에 그쳤으나 1월이 되자마자 50%나 증가해 6만호를 넘었다가 봄바람이 불면서 5만4000세대로 다시 감소했다.
월별 미분양 주택 추이 (단위 : 만호)
자료 : 국토부
2월말 현대건설이 분양한 '힐스테이트 녹번'이 12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오랫만에 두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한 후 삼성물산의 '래미안 구의 파크스위트'가 13대1의 경쟁률을 보이더니 3월 들어서는 대림산업의 'e편한세상 미사'가 평균 14대1, 최고 50대1의 경쟁률을 보이며 시장분위기를 바꿨다. 여기에 GS건설의 '은평 스카이뷰 자이'도 평균 13대1, 최고 22대1의 경쟁률을 보여 시장 분위기를 상승무드로 이끌었다.
이러한 분위기에 맞춰 총선을 잠시 지켜보던 건설사들이 총선이 끝나고 여소야대 국면으로 전환되자 미뤄놨던 물량을 일제히 쏟아 내고 있다.
수도권에서는 현대건설, GS건설, 포스코건설이 일산에 2200세대에 달하는 초대형 단지 '킨텍스 원시티'를 내놨고 GS건설은 영종도에서 7년만에 '스카이시티자이' 1039세대를 내놨다. 이밖에도 롯데건설이 '의정부 롯데캐슬'을, GS건설이 '동천자이2차', 포스코건설이 '동탄역 더샵 세트럴시티', 롯데건설이 '청라 더 카운티' 등을 내놨다.
지방도 대림산업 'e편한세상 부산항'이 청약률 132대1을 기록하며 완판했고, GS건설도 지난 주말 '마린시티 자이' 견본주택을 오픈해 2만명이 넘는 방문객이 몰렸다.
올 2분기 분양물량은 16만4천세대로 지난해의 14만세대보다 많은 물량이 예정돼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전월세 상한제 도입, 대출규제 부활 등 악재 나올까 우려
특히 지난 총선에서 여소야대 정국이 전개되면서 하반기 부동산 시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건설사들이 앞다퉈 물량을 내놔 당초 예정물량 보다 더 많은 물량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야당이 그동안 주장해 온 "전월세 상한제', '계약갱신 청구권' 등 세입자 위주의 제도가 시행되면 시장이 흔들릴지 모르고 무엇보다 한시적으로 해제됐던 LTV, DTI가 오는 6월로 시한이 완료돼 다시 주택대출에 적용되면 시장이 크게 위축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시장이 침체해도 지난 2년 처럼 세금, 법규, 금융정책 등에 정부의 지원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자 저마다 상반기중에 물건을 털어내자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건설산업연구원 이홍일 박사는 "봄이되면서 살아난 주택시장이 여소야대 국면이 됐다고 당장 큰 변화는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하며 "가계대출의 부실을 우려하는 야권이 하반기에 시한이 만료되는 주택금융규제 완화를 다시 연장해 주지 않을 경우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대형 건설사 주택사업담당자도 "작년 워낙 물량이 많이 풀려 올해 분양을 걱정했지만 올들어서도 전세가가 상승하는 등 실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야권이 주장하는 전월세 상한제, 갱신청구권, LTV, DTI 등 규제가 도입되기 전에 남아 있는 수요자들을 잡아야 한다"고 분양을 늘린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해 부동산 경기 호황이 정부의 정책적 지원으로 만들어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인 가운데 여소야대 국면에서는 이러한 정부의 지원책을 기대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벌써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