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실적 발표 기업 중 45%만 주가 올라…"주가엔 미래가 중요"
올해 1분기(1~3월) 어닝 시즌(실적 발표 기간)이 중반에 접어든 가운데 컨센서스(시장의 평균 전망치)를 웃돈 실적을 내놓은 업체가 전체의 절반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의 3개월 내 실적 추정치가 있는 상장사 가운데 1분기 실적(연결 재무제표 잠정 기준)을 발표한 기업은 모두 73곳이다.
이 중 60%에 가까운 43곳이 컨센서스보다 좋은 성적표를 내놨다.
특히 영업이익이 컨센서스보다 10% 이상 많은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한 기업은 38.4%인 28곳이었다.
주요 기업별로는 LG생명과학이 시장 기대치보다 무려 354.49%나 많은 영업이익을 올렸다.
현대미포조선(168.59%), 현대중공업(127.86%), 풍산(116.13%)의 영업이익 규모도 기대치의 2배 이상이었다.
현대로템(77.53%), KT&G(39.64%), 우리은행(36.24%), 더존비즈온(32.76%), 하나금융지주(31.80%), SK이노베이션(25.89%), KB금융(19.34%), 기아차(19.19%) 등도 양호한 실적을 공개했다.
삼성전자(18.83%)와 삼성카드(17.57%)도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또 LG디스플레이와 두산엔진은 애초 영업손실이 예상됐지만 나란히 흑자로 전환했음을 알렸다.
최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1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호실적으로 나오고 있다"며 "섹터별로는 헬스케어와 산업재를 제외한 나머지 영역이 모두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기대 이상의 실적을 발표했다고 해서 주가가 오르는 것은 아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기업 가운데 실적 발표 후 주가가 상승한 기업은 지난달 28일 현재 45% 수준에 그쳤다.
김세찬 대신증권 연구원은 "실적 발표 전에 기대감이 주가에 선반영된 탓에 발표 후에는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기 때문"이라며 "매출 부진에 따라 실적 개선에 대한 신뢰가 약해진 영향도 있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실적 발표 후 주가가 오른 기업의 공통점은 1분기 이후에도 실적 개선 기대가 유효한 경우"라며 "특히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 개선 여부가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덧붙였다.
한편 실적이 컨센서스보다 10% 이상 모자란 '어닝 쇼크'나 적자를 기록한 기업은 14개사였다.
LG이노텍의 1분기 영업이익은 컨센서스를 97.37% 밑돌았고 한미약품(-73.08%), 현대위아(-30.38%), 대교(-22.60%), 세아베스틸(-21.01%) 등도 큰 폭의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삼성 계열사로는 삼성전기(-34.40%)가 어닝 쇼크를 냈고 삼성물산과 삼성SDI는 적자를 기록했다.
◇ 주요 상장법인 1분기 영업이익(잠정치) 현황(단위: 억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