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남은 '환자안전법' 전담인력 등 문제 해결은?

▲ 지난 3일 코엑스에서 개최된 한국의료질향상학회 학술대회에서 환자안전법에 대한 설명이 진행됐다.

환자안전을 위한 역할 및 안전사고에 대한 보고체계 등을 규정한 '환자안전법'이 7월 29일 시행될 예정이다.

하지만 시행 약 2개월을 남겨두고 있는 현재 ▲환자안전사고 자율보고 활성화 의문 ▲환자안전 전담인력 확보 어려움 ▲환자안전 교육 사문화 우려 등이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의료기관에서 환자안전법 시행을 위한 준비를 할 경우, 먼저 환자안전 전담인력 배치와 환자안전사고 보고에 대한 준비가 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한다.

이 경우 현재 환자안전사고에 대한 내부보고체계조차 생소한 의료기관이 많은 현실에서 자율보고 활성화가 이뤄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것. 게다가 내부보고체계가 활성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외부보고와 연계할 경우 내부보고를 기피할 우려가 예상된다는 지적이다.

명지병원 이왕준 이사장은 "환자안전사고보고서의 검증 확인을 위해 요구받은 자료를 해당 의료기관에서 제출할 경우, 개인정보가 노출될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며 "이 때 내부고발자라는 낙인이 찍히거나 보이지 않는 불이익을 받을 수 있어 보고를 기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이 이사장은 "자율보고 활성화를 위해 환자안전사고보고를 강제화할 경우, 지금까지 자발적으로 노력해 온 의료기관마저 위축시키고, 더 나아가 환자안전활동을 위축시키게 되는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며 "환자안전 정보 축적을 위한 자율보고 활성화에 대한 실효성 있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입법예고안에 200병상 이상 병원급 의료기관은 환자안전위원회 설치, 500병상 이상 종합병원은 2명 이상, 500병상 미만 종합병원 및 200병상 이상 병원ㆍ치과병원ㆍ한방병원ㆍ요양병원은 1명 이상 전담인력(5년 이상 의사ㆍ간호사) 배치를 의무화했다.

환자안전사고를 예방ㆍ관리하기 위해서는 환자안전 전담인력의 확충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인력확보 및 재정상태 등 경영 환경이 어려운 중소병원에서 정부가 제시하는 경력을 가진 의료인력을 구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

이에 이 이사장은 "전담인력을 확보한 의료기관에 대해 지원마련이 있다면 의료기관이 적극적으로 인력 확보의 노력을 할 것"이라며 "의료질평가지원금의 환자안전 평가지표, 환자안전 전담인력 구성여부 확인에서 전담인력 수에 따라 추가지급 하는 등의 여러 가지 지원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특히 환자안전 전담인력은 최초 시행교육은 24시간 이상, 매년 12시간 이상의 교육을 받도록 규정해 교육기간 동안 대체인력 준비 등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이와 관련 복지부는 최초 교육은 24시간 이수를 원칙으로 하나, 법령 시행 첫 해는 준비상황에 따라 적절히 적용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향후 환자안전 시스템이 구축돼 관련 자료들이 축적되면 이를 반영해 더 현실성 높은 지표가 되도록 보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현 시점에서는 우선적으로 정부에서 의료기관이 자발적으로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인력과 시설 등에 대한 지원 방안 마련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아울러 환자안전의 울타리 확보를 위한 정부, 의료계, 시민단체가 각각 해야 할 역할과 제도적 지원방안을 함께 고민하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