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2004년 칠레와의 FTA(자유무역협정)를 체결한 이후 호주, 캐나다, 미국 등 현재 53개국과 FTA 협상을 완료했다. 특히 작년말 발효된 중국과의 FTA는 국내 수출기업에게 시장 확대를 위한 '무한한 기회'의 발판이 됐다.
하지만 아무리 FTA를 통해 시장을 넓힌다 해도 기업들이 활용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이는 '그림의 떡'에 불과한 일. 이에 관세청은 수출기업들이 FTA와 AEO(종합인증 우수업체)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난해부터 서울·부산·인천 등 주요 본부세관에 '수출입기업지원센터'를 설립해 운영해오고 있다.
서울세관 수출입기업지원센터(이하 지원센터)에서 FTA 활용지원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천종필 관세행정관(사진, 7급, 45세).
그는 온라인으로 FTA 수혜 여부, 관세인하율, 통관애로, 관세환급 등 관세행정 모든 분야에 걸친 상담을 지원하고 있으며 중소 수출기업을 직접 방문해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현장에서 해결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천 행정관은 "서울세관 지원센터 근무자들과 공익관세사는 앞으로도 더욱 견고한 수출기업의 '징검다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내가 필요할 때 나를 불러줘~ 언제든지 달려갈께~"
천 행정관은 지난 4월 말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무역회사 H사로부터 한-중 FTA 원산지증명서 발급을 위한 방문상담을 요청받았다.
사연을 들어보니, H사의 수출물품은 자동차부품(Pad-Deadening)으로 이미 물품은 선적되어 당일 중국 마웨이항에 도착할 예정.
원산지 증명서를 발급받기 위해서는 유니패스 회원가입부터 원산지입증서류 제출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중국 노동절 휴무에 통관지체 문제가 발생될 것으로 판단되는 상황이었다.
이에 천 행정관은 원산지증명서 심사 담당 직원과 서울세관 가까운 곳에 사무실이 있는 공익관세사를 급히 섭외해 곧바로 업체 사무실을 방문했다.
방문해 보니 H사는 경남 김해에 있는 제조업체에서 완제품을 구매해 중국 바이어에 판매하는 도매업을 하는 회사로 사무실에 대표가 홀로 구매, 수출, 서류작성 등 모든 업무를 하고 있었다.
다행히 제조업체로부터 제조공정도, 원재료명세서, 원산지확인서는 확보를 하고 있었으며 원산지 결정기준도 비교적 간단했던 상황.
이에 공익관세사는 수출품에 대한 품목분류 검토를 하고 C/O 발급 담당자가 원산지 확인서 등 서류 검토를, 지원센터 담당자는 업체 대표와 유니패스 신청 및 한-중 FTA 원산지증명서 신청서를 온라인으로 작성하는 등 업무를 분장해 최대한 시간을 절약할 수 있었다.
업체 방문부터 신청서 접수까지 약 3시간이 소요됐다. 업체 대표 혼자 문제를 해결하려 했으면 아마 며칠은 족히 걸릴 것이며, 전송된 서류도 몇 번의 보완요구를 받았을 것이라는 게 천 행정관의 설명이다.
천 행정관은 "업체 대표가 세관에서 적극적으로 달려와 도움을 준 것에 감사의 인사를 잊지 않았다"며 "지원센터의 급한 요청에 기꺼이 응해준 담당 직원과 공익관세사 모두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업 스스로 해결하기 어려운 관세행정제도 등 통관애로가 있어도 세관의 업무담당자를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아직 많이 있다"며 "기업이 원하는 답을 주기위해 전화나 온라인을 이용하기도 하지만 직접 현장을 방문해 원스톱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작년에 신설된 기업지원센터와 공익관세사제도가 있어서 가능한 일"이라고 전했다.
"인증수출자 인증제도, 일단 누려보세요"
천 행정관은 지원센터에서 근무하며 관세혜택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기업들이 아직 너무도 많다는 점에 대해 안타까운 감정을 드러냈다.
한-중, 한-베트남 FTA 발효로 임가공 무역도 FTA 활용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되었지만 기관발급에 필요한 서류를 매번 세관 또는 상공회의소에 제출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
그는 이에 '인증수출자 인증제도'를 적극 홍보하고 싶다고 밝혔다.
인증수출자는 원산지증명서 발급 시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로, 세관이 원산지증명 능력이 있다고 인증한 수출자에게 원산지증명서 발급절차 또는 첨부서류 제출 간소화 혜택을 부여하는 제도다.
천 행정관은 "품목별 또는 업체별 인증수출자 지정을 받으려면 관세사 등 자격증 소지자나 원산지관리에 관한 소정 교육과정을 이수한 직원을 원산지전담 관리자로 두도록 하는 등 일정요건을 구비하도록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서울세관에서 매주 수요일 원산지 전담관리자 과정을 상설 운영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서울세관은 중소기업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FTA를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