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4일 정례회의를 열고 7월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했다고 밝혔다. 기준금리는 이로써 지난달 9일 1.50%에서 1.25%로 1년 만에 내린 후 2개월 연속 같은 수준을 유지하게 됐다.
이번 기준금리 동결은 2회 연속 기준금리 인하 부담감, 브렉시트 사태에 대한 경계심, 가계부채 폭증 우려에 정부가 20조원의 재정을 보강할 것이라는 기대심리까지 배경에 깔렸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추가 금리 인하 단행이 한국은행에 부담으로 작용했고 금리 인하 효과가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한 시간적 공백기도 필요해 7월 금리동결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지난달 결정된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가 국내 경제에 제한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도 금리 동결에 무게를 실었을 것으로 풀이됐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브렉시트로 인한 미국 금리인상 지연 가능성과 저성장·물가 장기화 등이 금리인하 기대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지난달 기준금리 인하가 있었고 가계부채 증가 우려가 커져 이번달 기준금리를 동결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금리 장기화로 가계부채가 폭증하고 있는 상황도 추가 금리 인하의 걸림돌이다. 지난 13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2016년 6월 중 금융시장 동향'을 보면 올 6월 은행 가계대출은 667조5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6조6000억원 늘었다.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을 포함해 20조원에 달하는 재정을 보강하기로 한 것만으로도 하반기 경기 견인이 충분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김은혜 KR선물 연구원은 "이미 6월에 한차례 인하를 해 현행 금리도 아주 낮은 수준"이라며 "정부의 추경 등 20조원 재정보강 계획이 나오고 있고 광공업 생산이나 소비 지출, 수출도 미약한 개선세를 보이고 있어 당장 인하 필요성이 크지 않다"고 강조했다.
시장분석가들은 한은 금통위가 이날 기준금리를 동결했음에도 연내 추가로 기준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한다. 하반기 경제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과 저물가 우려 지속, 추경 집행 이후에도 경기 하방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금통위 이후 기자회견에서 올해 초 재정정책 차원의 조기 집행이 많이 이뤄진데 따른 하방리스크를 언급했었다.
신동화 IBK경제연구소 부소장은 "6월 깜짝 인하를 해 시장에 충격을 준 상황이라 이달에 또 다시 추가 인하를 강행할 이유는 없었다"며 "한은은 시간을 두고 경제 상황을 지켜보다가 하반기에 추경과 미국 기준금리에 대한 방향성이 잡히면 그 때 금리 인하 결정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