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
국세청의 지난해 예산 집행 성과를 점검하기 위한 국회 결산 심사과정에서 국세청 소관 세외수입 중 수납되지 않은 금액이 3년만에 3.2배 증가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18일 2015회계연도 기획재정위원회(이하 기재위) 소관 결산 및 예비비지출 승인의 건 소위심사결과에 따르면 국세청 소관 세외수입 미수납액은 2012년 8901억원에서 지난해 2조8337억원으로 증가했다.
전체 세외수입 미수납의 97%를 차지하는 가산금 미수납액(2조7483억원)의 급증이 가장 큰 요인으로 지적된 가운데, 국회는 결손처분 규정이 삭제된 점을 가산금 미수납액 증가 원인으로 꼽았다.
지난 2011년 삭제된 국세에 대한 결손처분 규정으로 인해 2013년도부터 전년도 미수납액이 다음해에 자동적으로 징수결정액으로 잡히게 된 것이 주된 원인이라는 것이다.
임환수 국세청장 역시 지난 11일 국회 기재위 전체회의에 참석, 미수납액 증가에 대해 "결손처분 제도가 없어져 체납된 세금을 받을 수 없는 경우에도 미수납액에 포함된다"고 해명한 바 있다.
기재위는 미수납액 규모가 2015년도 국세청 소관 일반회계 세외수입 9479억원의 3배에 이르렀고 향후에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미수납액의 급증은 성실한 납세자와의 형평성 저해 등을 초래할 수 있다며 제고 방안 마련을 촉구했다.
조세박물관, 이전 과정 잡음 '속출'
◆…세종시 국세청사에 위치한 조세박물관.
지난해 12월 세종시 국세청사로 이전한 조세박물관에 대한 지적도 제기됐다.
우선 기재위는 국세청이 지난해 예산에 미반영된 조세박물관 이전과 관련한 정책연구용역을 수행하기 위해 2154만원의 일반수용비를 집행했다고 지적했다.
2014년에 정책연구용역 예산으로 편성하는 것이 바람직했는데, 용역수행을 연구개발비가 아닌 일반수용비를 사용해 부적정한 비목으로 집행했다는 것.
또 용역 수행 전 거치도록 되어 있는 정책연구심의위원회의 심의도 거치지 않고 용역 완료 후 정책연구관리시스템에 등록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 기재위의 지적이다.
이어 전시시설물, 전시연출조명, 전시용 영상 장비 등 조세박물관의 이전비 집행도 일반수용비가 아닌 시설비로 집행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기재위는 국세청이 2015년도 예산 계획 수립 시에는 포함되지 않았던 조세박물관 홍보 및 광고 영상의 제작으로 총 4000만원의 홍보비를 집행했다고 밝혔다.
계획에 없던 홍보비의 집행은 국가재정법에 위반되며 홍보영상이 반드시 필요했다면 단위사업을 달리 하는 조세박물관 운영 사업으로서의 전용을 통해 사업비를 집행해야 했다는 것이다.
또 기재위는 조세박물관의 세종시 이전으로 인해 방문인원 유치 환경이 열악해진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직까지는 방문인원이 양호한 상황이지만 개관 초기의 특수효과에 따른 점을 고려해 종합적인 활성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각종 포상금 예산…"쉽지 않네"
포상금 예산에 대한 문제점도 줄줄이 제기됐다.
기재위는 2014년까지 징세법무국 기본경비에서 집행하던 은닉재산신고 포상금 예산을 지난해부터 압류재산공매 사업 내의 내역사업으로 편성해 3억5000만원의 예산을 편성했는데, 이를 보상금 비목이 아닌 일반수용비로 편성했다고 지적했다.
예산집행지침에 따르면 포상금은 보상금 비목으로 편성해 집행해야 한다.
여기에 더해 은닉재산신고 포상금이 3억5000만원으로 편성됐으나, 포상금이 부족해 5억100만원의 내역이 변경, 전용되어 8억5100만원을 집행했다고 덧붙였다.
좀처럼 지급되고 있지 않은 해외금융계좌 신고포상금 제도도 도마 위에 올랐다.
기재위 자료에 따르면 국세청은 2013년부터 매년 해외금융계좌 신고포상금 예산(매년 4740만원)을 편성하고 있지만 지난해까지 포상금 지급 실적은 전무하다.
2013년에는 37건이 접수되어 모두 처리가 됐으며, 2014년에는 18건이 접수돼 역시 18건 모두 처리됐다. 지난해에는 12건이 접수돼 10건이 처리됐으며 2건은 진행 중이다.
기재위는 신고포상금 지급요건을 충족하는 제보가 없어 포상금 지급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신고포상금 제도 활성화 방안을 강구하라고 요구했다.
현금영수증 신고포상금과 차명계좌 신고포상금의 예산은 매년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예산이 부족해 전용이 만연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금영수증 신고포상금의 경우 지난해에는 인건비에서 8억9600만원을 이용해 20억8800만원을 집행했으며, 2014년은 27억2700만원을 이용해 33억8600만원을 집행, 2013년은 6800만원을 전용해 5억8800만원을 집행한 것으로 집계됐다.
차명계좌 신고포상금 또한 예산이 부족해 탈세제보포상금 예산의 일부로 4억원을 충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재위는 포상금 제도에 따른 예산을 면밀히 분석해 전용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하라고 요구했다.
이 밖에도 기재위는 인건비 불용액 규모의 증가, 금로장려금 홍보 부족, 역외탈세 분석역량 미흡, 재외동포 세무설명회 불균형, 고지서 반송비율 증가, 체납업무 위탁 효과 미비, 조세소송인력 이탈, 무리한 과세 등 국세청이 안고 있는 각종 문제점을 지적하며 개선방안 마련을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