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이 턱턱 막히는 폭염이 연일 이어지며 에어컨 사용량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가정에서 사용하는 전기에 대한 요금제도가 가혹하다는 주장이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습니다.
누진 요금 체계로 되어 있는 일명 '전기 누진세'가 바로 그것인데요.
사실 전기요금은 세금이 아니기 때문에 엄밀히 따지면 누진세라는 표현은 맞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대다수의 국민들은 전기요금을 세금으로 인식해왔고 전기요금보다 전기세라는 말이 더 익숙한 것처럼 세금의 성격이 강한 요금임에는 분명해 보입니다.
한국의 현행 전기요금 누진단계는 총 6단계로 1단계인 100㎾h 이하에는 1㎾h 당 60.7원, 6단계인 501㎾h이상에는 1㎾h당 709.5원이 부과됩니다.
1단계와 6단계의 요금격차는 무려 11.7배.
전기를 많이 사용하면 할 수록 눈덩이처럼 요금은 불어날 수 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이 같은 누진제가 논란이 되고 있는 이유는 산업 ·주택 ·교육 ·일반용 전기 가운데 가정에서 사용하는 주택용 전기에만 누진제가 적용되기 때문인데요.
자영업자를 위한 일반용(105.7원), 기업을 위한 산업용(81.0원)이 누진제 없이 계절 및 시간별로만 차등을 두는 것과 차이가 나기 때문에 형평성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것입니다.
아울러 한국의 누진제는 대만(5단계 ·2.4배), 일본(3단계 ·1.4배), 영국 ·프랑스 ·캐나다(단일요금체계) 등 세계 주요국가에 비교해도 과도한 차이가 있어 개정 요구가 빗발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정치권은 이미 국회에 개정안을 제출하는 등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주택용 전기의 누진단계와 누진배율을 축소해 가장 높은 요금과 낮은 요금 사이의 간극을 줄이자는 것이 개정안의 주된 내용인데요.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 기업에 대한 전기요금을 인상해야 된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한편 일각에선 한여름 여론에 휩쓸려 무턱대고 누진제를 완화할 경우 오히려 서민이 부담하는 전기요금이 오를 수도 있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전기요금은 법이 아닌 한국전력이 결정하는데, 누진제가 완화 될 경우 한전이 전기요금을 그대로 유지할 지 의문이라는 것입니다.
절정에 달하고 있는 무더위만큼이나 전기요금 논란도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