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의 여신상 디케
▲ 계약금·중도금·잔금 지급일마다 증여가 이뤄졌다?
부동산 취득 과정에서 계약금, 중도금, 잔금 등을 지급할 때마다 증여가 이루어진 것으로 보는 것은 법의 '기계적 적용'으로 이런 과세 방식은 위법하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등법원 행정11부(재판장 김용빈 부장판사)는 최근 역삼세무서장 등이 A씨 등을 상대로 낸 증여세부과처분 항소심에서 1심 판결을 인용해 "국세청이 부동산의 계약금, 중도금, 잔금 지급 시기 별로 증여가 이루어진 것으로 보고 증여세를 부과한 것은 위법하다"며 국세청의 항소를 기각했다.
A, B씨 형제와 그들의 아버지인 C씨는 시흥과 수원, 일산에 있는 부동산을 취득했다.
국세청은 A, B씨 형제가 부동산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취득자금 출처조사를 실시해 자금출처를 소명하지 못한 금액을 아버지 C씨로부터 증여받은 것으로 보고 각각 증여세를 부과했다.
그런데 국세청의 증여세 부과방식은 이들 형제가 구입한 부동산의 계약금, 중도금, 잔금 지급일 등 각 자금이 소요된 시점 별로 지분에 상당하는 금액의 부족분을 아버지 C씨로부터 증여받은 것으로 보는 방식에 따라 과세됐다.
국세청의 과세에 대해 A, B씨 등 원고들은 "계약금, 잔금, 취득세, 기타비용, 중개비 지급 등 그 자체를 독립된 거래로 보고 해당 금원의 지급시점을 증여시점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시흥 부동산 거래, 수원 부동산 거래, 일산 부동산 거래를 기준으로 주고 받은 금원 전체를 놓고 증여세 과세를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며 반발했다.
이에 대해 1심인 서울행정법원은 A, B씨 등 원고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과세를 취소했다.
1심 재판부는 "이 부동산을 취득함에 있어 필요자금을 미리 확정하기는 어려워, 아버지 C씨가 먼저 금원을 지급한 것으로 보인다"며 "C씨가 각 부동산의 계약금, 중도금, 잔금 등의 지급 시기에 A와 B씨에게 부족 부분에 상당하는 금원을 증여했다기보다는 A, B씨에게 부족 금원을 대여한 후 이를 나중에 변제받는 것으로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판시했다.
1심은 "A, B씨 등이 부동산을 취득하기 위해 반복적으로 이루어진 금전거래는 개개의 거래를 따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부동산 별로 거래를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당사자의 의사에 부합한다고 보인다"며 "굳이 각 부동산의 계약금, 중도금, 잔금 지급 시기 별로 증여 여부를 따로 판단하는 것은 법의 기계적인 적용에 불과하다"며 과세가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고법 재판부는 "1심 판결이 정당하다"며 "피고 국세청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고 판결했다. [참고 판례 : 2015누59398]
▲ 부당해고분쟁, 화해 후 받은 '합의금' 성격은?
직원과 회사 사이의 부당해고분쟁이 화해로 종결된 후 회사로부터 받은 합의금은 기타소득인 '사례금'에 해당한다는 고법의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등법원 행정5부(재판장 성백현 부장판사)는 최근 C씨가 제기한 종합소득세 경정거부처분 취소소송 항소심에서 "A사는 C씨와 A사 사이의 일체의 분쟁을 조기에 해결하는 것에 대한 사례의 뜻으로 C씨에게 합의금을 지급했다고 봐야한다"며 C씨에게 패소 판결했다.
C씨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A사를 상대로 부당해고구제를 신청했는데, 그 후 화해로 종결됐다.
A사는 화해 종결 후 C씨에게 '합의금'으로 9000만원을 지급했다.
C씨는 이 합의금에 대해 종합소득세를 납부했지만, 나중에 이 합의금이 분쟁해결금으로서 소득세법상 과세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환급을 구하는 경정청구를 했다.
그러나 국세청은 C씨가 받은 합의금이 A사와 관련 소송에서 소 취하 절차를 밟아 주는 대가로 지급된 것으로, 기타소득의 하나인 '사례금'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C씨의 환급 청구를 거부했다.
이에 대해 고법 재판부는 "A사는 C씨가 A사의 전 현직 근로자에 대한 명예훼손성 행동 및 발언을 하지 않고, 분쟁을 조기에 해결하는 것에 대한 사례의 뜻으로 합의금을 지급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따라서 "국세청이 이 합의금을 소득세법상 기타소득인 사례금으로 보아 C씨의 환급을 거부한 처분은 적법하다"며 1심과 달리 C씨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내렸다. [참고 판례 : 2015누6937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