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장에 들어와 보고서를 검토하고 있다
이에 앞선 지난 6월 한은은 전격적으로 기준금리를 연 1.50%에서 연 1.25%로 0.25%포인트 인하한 후 2개월째 동결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8월 기준금리 동결 결정은 시장에서 이미 예견된 결과였다. 지난 10일 금융투자협회가 채권시장 전문가 200명을 상대로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96%가 한은이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의 추가경정예산 편성 지연 ▲가계부채의 압박 ▲2분기 국내총생산(GDP) 부진 등이 금리 추가인하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11조원 규모의 추경 편성을 추진 중이지만 아직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표류 중이다. 따라서 한은은 기준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한 채 추경 효과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조심스럽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우상향 곡선을 그리는 가계부채 역시 금리를 낮추는 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올 상반기 정부가 은행권 대출 심사를 강화했지만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이질 않고 있다.
한국은행이 내놓은 '7월 중 금융시장 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달 말 기준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673조7000억원이다. 이는 전월 말보다 6조3000억원 늘어난 수치다. 2010~2014년 7월 은행 가계대출 평균은 약 2조원 정도다.
이와 함께 부진한 경제지표도 한은의 행보를 더욱 조심스럽게 만들고 있다. 지난 2분기 GDP 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0.7%에 그치며 작년 4분기 이후 3분기 연속으로 0%대 성장률에 머물렀다.
2분기 개별소비세 인하 연장으로 소비가 살아났지만 '반짝' 효과에 그쳤다. 9월부터 시행되는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도 민간 소비 위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미약한 경기 회복세가 계속되자 10월 추가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지속되고 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추경예산이 오는 22일 국회를 통과해 9월에 집행이 가능한 만큼 8월에는 동결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며 "추석이 있는 9월보다는 10월에 추가 인하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권영선 노무라금융투자 수석연구원은 "3분기 GDP가 급격히 줄 것으로 보인다"며 "올 10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하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슬비 삼성증권 연구원은 "오는 26일 미국 연반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의 잭슨홀 연설에서 미국 통화정책 방향을 확인하기 전까지 동결기조 유지할 것이지만 시장에선 추가 인하 기대감이 이어질 것"이라며 10월 이전의 추가 인하 가능성을 점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