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씨는 자신의 신용등급을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은 채, 급한 마음에 대부업체에서 무작정 신용대출을 받았다. 그런데 A씨는 대부업체에서 대출을 받은지 얼마 지나지 않아 본인의 신용등급으로도 햇살론과 같은 서민금융상품 이용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에 A씨는 햇살론을 이용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대부업체 대출금을 모조리 갚고 대출계약을 끝내려고 했다. 하지만 그럴 경우 대부업체 대출기록이 전산에 남아 자신의 신용도에 악영향을 끼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망설이고 있다.
참고로 햇살론은 저신용·저소득층 서민들에게 저금리로 보증부 대출을 가능케 해 서민가계 부담을 완화하는 역할을 한다. 금융위원회, 서민금융회사, 지역신용보증재단에서 주로 취급한다.
금융판 이혼숙려제로 불리는 '대출계약 철회권제도'가 오는 12월부터 대부업권에도 확대 시행되면 A씨와 같은 걱정은 앞으로 하지 않아도 된다.
대출계약 철회권은 금융소비자가 대출계약에 대한 숙려기간(14일) 동안 불이익없이 대출계약으로부터 탈퇴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중도상환수수료 면제, 신용등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대출기록 삭제 등이 포함된다.
금융위원회는 "대형 대부업체들도 지난 7월부터 금융당국 감독체계 내에 편입됨으로써 관리범위 안에 속해 있다"며 "12월부터 대부잔액 기준 상위 20개사에 철회권을 적용해 시행할 계획"이라고 4일 밝혔다.
상위 20개사 대출잔액은 전체 감독대상 대부업체 710곳의 대출잔액 중 74%를 차지하고 있다
금융위에 따르면 철회권 적용대상은 개인대출자에 한한다. 정보부족 등으로 충분한 검토없이 대출을 받았을 가능성이 큰 순수 '개인' 대출자이어야만 한다.
철회권이 적용되는 상품은 신용대출의 경우 4000만원 이하, 담보대출의 경우 2억원 이하의 것을 모두 아우른다.
대출계약 후 14일 이내에 철회의 의사표시를 하고 원리금 등을 상환함으로써 계약으로부터 벗어나야 보호받을 수 있다. 원리금 외에 내야 할 부대비용이 있다면 이 또한 반환해야 한다. 부대비용에는 대표적으로 담보대출 근저당권 설정 관련 수수료, 세금 등이 있다.
이 조건들이 다 갖춰지면 중도상환수수료가 면제되거나 금융회사·신용정보원·CB 등의 대출정보가 삭제된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저신용·저소득층 서민들이 대부업체 대출신청 후에도 대출금리나 규모의 적정성, 상환능력 등을 재고할 수 있게 됨으로써 무리한 대출로 인한 소비자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며 "철회권과 같은 소비자보호제도 도입으로 대부업권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도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자료=금융위원회 제공
금융위는 앞서 제도권 금융기관에 대해서 대출계약 철회권을 도입할 방침을 밝혔다. 약관개정과 전산개발 등의 절차를 거친 뒤 은행권에는 10월 중, 보험·여전·농수산림조합·신협·새마을금고 등 제2금융권에는 12월 중으로 대출계약 철회권이 적용 및 시행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