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아일랜드에서 2003년∼2014년까지 불법 세금감면을 받은 사실로 130억 유로(약 16조2000억원) 규모의 세금폭탄을 맞으면서 각국에서 세제개편 논의가 전면으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엘리자베스 워런(민주·매사추세츠) 상원의원이 현 미국의 법인세법을 손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워런 의원은 '애플이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것'이라는 기고문을 싣고 "EU의 발표는 대기업이 납세를 피해 숨을 곳이 없어졌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다국적 기업들의 의무 회피를 수십 년 동안 가능하게 만들어준 미국의 법인세법을 이제는 의회가 고쳐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그는 올해 초 '구글세 논란'을 언급하면서 "애플에 대한 추징은 큰 사건이지만, 그것은 단지 미국의 다국적 기업이 제로(O)에 가까운 세율을 누리려고 이용해 온 관행을 끝내려는 국제 사회의 노력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워런 의원은 "미 의회는 고장 난 법인세법을 개정하면서 세 가지 중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며 법인세율 인상, 국외가 아닌 미국 국내의 일자리 창출을 유도하는 세제혜택, 소기업에 불리한 제도 개혁 등을 제언했다.
또 워런 의원은 다국적 기업이 세금을 성실히 납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1950년대 기업들은 연방 세입 10달러 가운데 3달러를 기여했지만 지금은 1달러로 낮아졌다"면서 "의회는 대기업이 내는 법인세로 형성되는 세입의 몫을 더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선진국들이 납세 관행에 채찍을 드니, 갑자기 탈세자들이 벌어놓은 돈을 다시 미국으로 가져오겠다고 한다"면서 "그런데 그렇게 하려면, 서민과 소기업이 늘 해오던 것처럼, 그들도 자신들의 정당한 몫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