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국은행 제공
이번달 기준금리 동결은 시장에서 이미 예견된 결과였다. 한국금융투자협회가 7일 발표한 '2016년 9월 채권시장지표'에 따르면 채권시장 종사자 101명 중 96.0%가 이번달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8월 한국경제의 뇌관으로 불리는 가계부채가 한은의 금리인하에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20개월 만에 수출이 증가세로 전환해 금리인하의 필요성을 희석시켰다.
지난 8일 한은이 발표한 '2016년 8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은행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증가액은 2008년 이후 두 번째 신기록인 8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주택담보대출 잔액도 한 달간 6조2000억원이 늘어 8월 중 가장 큰 증가폭을 나타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지난 6월 단행됐던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는 소비를 진작시키거나 설비투자를 늘리는데 기여하지 못하고 건설투자를 확대하는데 그쳤다'고 평가했다. 건설투자가 늘자 건설사들의 집단대출이 증가했고 주택대출은 가계부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게 됐다.
정부가 부동산시장 진정과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주택공급을 제한하고 집단대출을 규제하기로 한 만큼 부동산시장 과열을 불러운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는 약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30일 한은이 공개한 8월 금통위 의사록에서 가계부채 문제가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있게 논의 됐고, 지난달 통화정책방향 설명회에서 이주열 한은 총재는 "가계부채 증가세가 기대와 달리 꺾이지 않고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한은 입장에서 최근 가계부채의 절대규모와 증가 속도가 부담스러운 수준에 다다른 만큼 가계부채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때까지 금리동결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것이 다수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는 소비·설비투자를 늘리지 못하고 건설투자만 늘렸는데 이 때문에 집단대출 및 주택대출이 역대 최대치인 가계부채의 절반을 넘겼다"며 "부동산시장 과열을 불러온 기준금리 인하는 올해 내 단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가계부채 종합방안에서 정부가 공급축소에 따른 간접규제 방식을 택했다"며 "이번 방안이 가계부채 규모의 증가 속도를 억제하는데 초점이 맞춰졌음을 고려할 때 금리동결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8월 수출이 20개월 만에 전년 대비 증가세로 반전해 금리인하에 대한 필요성을 경감시킨 것도 금리인하에 대한 부담을 낮춰주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저효과로 인해 수출경기는 앞으로 회복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며 "수출과 생산이 증가하고 있어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는 더 이상 확대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