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국회에서 열린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의원의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사진 김용진 기자)
22일 국회에서 열린 경제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는 복지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수단으로 '증세'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게 형성됐다.
야당을 중심으로 소득재분배 기능이 약화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고소득자·대기업에게 더 많은 세금을 지우도록 만들자는 주장이 나왔다. 특히 저출산·고령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이른바 '아동수당세'를 신설해 영유아 보육비로 충당해야 한다는 얘기까지 터져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소득양극화를 위해 소득재분배 기능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며 소득세 과표 1억5000만원 이상 구간에 대해 누진도가 낮은 점을 지적했다.
같은 당 최운열 의원은 "법인세 인하, 기업소득환류세제는 양극화만 심화시킬 뿐이고 경제활성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기업소득환류세제를 폐지하고, 법인세 정상화를 요구했다.
유일호 경제부총리는 소득세법에 대한 누진도가 낮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누진도는 전체적으로 보는 시야가 중요한데 세율구간과 과표구간은 엄연히 별개인 만큼 일부분만 놓고서 누진도의 높낮음을 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기업소득환류세제 폐지 주장과 관련해서는 "기업소득환류세제는 일정부분 효과를 봤다"며 "다만 배당이 아닌 투자나 임금 부분으로 유도를 위해 가중치를 두겠다"고 답했다.
또,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의원은 "아동 1인당 최대 30만원에 해당하는 바우처를 지급하는 내용의 아동수당제에 대한 재원 마련 방안으로 아동수당세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재원 마련 수단으로는 연간 2000만원 초과 이자·배당소득에 대한 과세, 법인세 정상화, 상속·증여세 실효세율 조정 등이 제시됐다. 박 의원에 따르면 아동수당제의 재원은 최대 15조원이 필요한데, 이 같은 증세 정책으로 약 9조원에 달하는 세수가 확보될 것으로 내다봤다.
유 부총리는 이와 관련해 "15조원이란 금액을 새롭게 세입 한다는 것은 매우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며 "특히 금융소득 과세 강화는 자본이 빠져나가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고 법인세 인상 주장도 아직 때가 아니다"고 말했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 = 김용진 기자)
한진해운 사태로 인한 물류대란, 김영란 법 시행 내수위축 우려 등 경제현안에 대해서는 정부와 정치권 간 확연한 입장차를 보였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은 "국적사(한진해운)를 이렇게 방치해도 되느냐. 박근혜 정부가 국가안보를 강조하고 있는데, 전쟁이 발발하면 어떻게 전쟁물자를 조달할 수 있겠느냐"면서 "(우리나라는) 90% 이상을 대외무역에 의존하는데 물류 운송의 98%를 배가 담당한다"고 경제 위축을 우려했다.
유 부총리는 이에 "저희도 (한진해운을)살리고 싶다. 그러나 살리기 위해서는 국민의 혈세가 들어간다"며 "굉장히 심각한 문제지만, 이를 위한 단계적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정부의 추가자금 지원 불가 방침을 밝혔다.
최근 시행된 김영란 법과 관련해서 제도 보완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새누리당 김태흠 의원은 "(법 시행에 따른)많은 부작용 때문에 4급 이상의 고위직 공무원까지는 현행대로 가되, 기타 공직자나 언론인은 시행시기를 2년 늦추면서 효율적인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김영란법 시행으로 농축산물 판매 축소가 드러났다. 그동안 농축산품에서 추구해온 한식문화 세계화나 농축산물 고급화 등에 위배되는 것이다"며 내수위축을 우려했다.
이와 관련해 황교안 국무총리는 "충분한 검토를 했고, 논의 결과로서는 청탁금지법의 입법 취지와 목적, 일반 국민들의 목적, 공정하고 청렴한 사회를 위한 노력의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원안을 유지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유일호 경제부총리는 "대책은 여러 형태를 하고 있다. 다만 이 법에 의해서 직접적 타격을 받는 곳들은 조금 규모가 있는 곳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 사항들을 종합해서 확실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의 미르재단과 관련된 의혹에 대한 정치권의 강도높은 문책도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김태흠 의원은 미르재단, k스포츠재단에 관한 의혹과 관련해서 "총리, 청와대 참모가 나서서 모금을 조달했다고 하는데, 총리 생각에는 이게 가능하냐"고 물었고 이에 황 총리는 "사실이 아니고 전경련이 자발적으로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의원은 "미래재단 문제는 재단설립과 기금출현 과정에서 권력이 개입이 됐는지 여부"라며 "모금이 시작되자마자 800억원이 모여졌고 보통 수일이 걸리는 허가가 1일 만에 났다는 것은 권력 개입이 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황교안 총리는 "신청된지 하루 만에 허가가 난 경우는 많이 있고 또한 모금이 많이 된 것을 가지고 지적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