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령리 선인장 마을
바다건너 멀리서
홀씨 하나 살포시 날아와
메마른 모래사장에 내려 앉아
바람과 파도를 이겨내며
꽃을 피우고
다시 붉은 열매를 맺었다.
따가운 햇살과 추운 겨울
온몸에 가시를 뽑아내며
참고 살아온 이방인은
긴 세월 지나
마을을 이루고
본고장을 만들어 냈다.
-월령마을 백년초-
◆…붉게 익어가는 백년초
제주도민의 조상들은 멀리 육지에서 배를 타고 들어와 제주도에 정착해 살게 되었고 힘겨운 삶을 이겨내며 정착민으로 뿌리를 내렸다.
어디 사람뿐이겠는가?
제주에 사람과 함께 이주해 온 나무와 꽃들 그리고 동물들도 이젠 다 제주 것이다.
한경면 월령리는 백년초로 유명한 마을이다. 백년초는 바로 부채선인장의 붉은 열매를 말한다.
백년초는 예로부터 민간요법으로 많이 사용되어 왔으며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해 해열제나 소담제로 사용되었고 화상과 이뇨작용, 피부질환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하지만 지나가다 손으로 따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열매에도 작은 가시들이 많이 있어 손이 닿는 순간 피부에 박힐 수도 있다.
◆…월령리 마을 안내 표지판
선인장 몸체가 해류에 의해서 이곳까지 밀려오고 모래가 많은 월령리 지역에 올라와서 뿌리를 내린 것으로 보인다.
◆…해안 산책로
하지만 너무도 아름다운 해안 산책길을 숨겨둔 월령리.
◆…월령리 마을
해안산책로로 걷다 잠시 멈춰 차 한 잔을 마실 수 있는 작은 카페와 마을 안에 있는 식당은 동네사람들은 물론 이웃 마을에서도 많이 찾는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다.
마을을 걷다보면 돌담길 너머 선인장밭이 있는 집들의 풍광이 이색적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월령리는 4.3의 아픔을 간직한 채 살아온 무명천 할머니의 이야기가 이곳을 찾는 사람들을 숙연하게 만드는 곳이기도 하다.
◆…나지막한 판포의 널개오름
옛 이름은 '너른개' 또는 '널개'라고 불렀다.
넓은 들판과 포구를 갖고 있는 마을이라는 뜻으로 판포라는 한자어로 불려졌으며 너른개오름을 판포오름이라고 한다.
말굽형과 같이 생긴 오름이지만 옛 어른들은 배 모양을 닮았다고 했다.
◆…마을의 집 마당에서 멀리 보이는 바다
판포는 예로부터 토질이 아주 좋아 농사가 잘되는 곳이라고 한다.
오름에 오르면 한림과 판포가 바로 눈앞에 보이고 멀리 비양도와 차귀도 그리고 크고 작은 오름들이 눈앞에 펼쳐진다.
오름은 나지막하나 주변에 높은 건물이나 숲이 없는 평지여서 시야가 뻥 뚫리는 기분이다.
◆…디자인 소품 판매전 에이비
최근 다양한 관광상품을 디자인해 판매하는 곳이라 소문이 나서인지 일부로 이곳을 찾는 젊은 여행자들도 많이 늘고 있다고 한다.
◆…마을에 새로 들어선 주택
마을을 지나 오른 쪽 길로 들어서 다시 바다 쪽으로 걷다보면 판포리 해거름 공원이 나온다.
◆…해거름 카페
특히 '해거름전망대카페'는 일몰시간이면 에메럴드 빛이던 판포 바다를 순식간에 노랗게 물들이는 태양의 그림실력을 볼 수 있다.
◆…해거름 공원의 놀이터
해안길을 따라 판포 포구까지 이어지는 길은 제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바다색을 볼 수 있는 곳이다.
겨울에는 바람이 거칠게 불어 파도가 해안도로를 덮칠 때가 많다.
바람이 많이 불어 나무가 잘 자라지 않아서 평지를 이루었다는 말이 사실인지는 모르나 바람은 거센 편이다.
◆…판포의 해수욕장인 포구
모래가 많이 유입되면서 포구가 아닌 자연풀장이 되어버렸다.
가까운 마을의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여름밤이면 이곳에서 수영을 하고 더위를 식혔으나 최근 관광객들에게 알려지면서 하루 종일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는 곳이 되어 버렸다.
◆…판포 포구의 게스트 하우스
포구를 돌아 바닷가에 있는 전형적인 어촌 마을은 크고 작은 게스트하우스와 팬션 그리고 카페와 식당으로 들어서고 있다.
바다와 잘 어우러져 있는 판포는 마을 사람들의 자긍심도 대단히 높은 곳이다. 판포 출신으로 출세를 한 사람들은 다시 판포마을과 마을 사람들을 위해 봉사와 기부를 하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마을에 재단도 만들어져 있을 정도니 다함께 잘살자는 제주도의 수눌음의 정신을 잘 이어가고 있는 마을이라 할 수 있다.
마을 한 바퀴를 돌다보면 작은 포구가 또 있다. 반농 반어촌 마을인 판포는 깨끗하고 아름다운 환경을 만들어 가는 여유로움이 느껴진다.
◆…판포 옛 포구
시원한 맥주 한 잔에 금방 튀겨 낸 튀김 한 접시, 아니면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바다 분위기를 맘껏 즐겨 볼 수 있는 곳이다.
이곳에 살면 왠지 이름처럼 사람의 마음도 넓게 펼쳐놓고 싶어질 것 같은 생각이 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