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의 여신상 디케
▲양도 계약 해제됐는데, 양도세 부과됐다면?
토지 매매계약이 해제되면 토지소유자에게 토지 양도에 따른 소득이 있었다고 볼 수 없기 때문에 양도세를 부과하는 것은 위법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등법원 행정8부(재판장 김필곤 부장판사)는 최근 A씨가 제기한 양도소득세 부과처분 취소소송 항소심에서 "A씨가 체결한 매매계약이 해제된 이상 A씨가 토지 양도에 따른 소득을 얻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양도세 부과가 위법하다"며 국세청의 항소를 기각 판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A는 B에게 토지를 양도하는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국세청은 A가 이 매매계약에 따라 B에게 토지를 양도하고 매매대금을 모두 지급받았다고 보고 양도소득세를 부과했다.
그러나 A씨는 "B씨와 체결한 매매계약이 B씨의 채무불이행으로 해제됐으므로 자신에게 토지 양도에 따른 소득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며 "과세처분이 위법하다"고 항변했다.
이에 대해 1심인 행정법원은 "부동산 매매계약이 매수인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해제된 경우 양도로 인한 소득이 있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양도세를 부과하는 것은 위법하다"고 밝혔다.
1심 재판부는 "B씨는 A씨와의 토지 매매 당시 이 토지를 공장부지로 개발해 다른 사람에게 이 토지를 팔고 난 후 그 매매대금으로 A씨에게 잔금을 지급하고, 양도세 역시 B씨가 대신 납부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1심은 "그러나 B씨는 당초 계획대로 이 토지를 개발하지 못했고, 따라서 다른 사람에게 이 토지를 팔지도 못했으며, 잔금 지급일에 잔금 중 일부만을 지급하고 A씨에게 부과된 세금도 납부하지 못했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후에도 B씨는 잔금을 일부만 지급한 체 여러 차례 '지불각서'를 작성했었다.
1심 재판부는 "B씨가 최종기한까지 A씨와의 토지 매매계약에서 정한 의무인 다른 사람에게 매도 및 세금 납부의무를 이행하지 못했다"고 판시했다.
1심은 결국 "A씨와 B씨의 토지 매매계약이 해제된 이상, A씨가 토지 양도에 따른 소득을 얻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서 내려진 국세청의 과세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항소심인 고법 역시 "1심 판결이 정당하고 국세청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한다"고 판결해 1심과 마찬가지로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참고 판례 : 2016누35580]
▲명의신탁, 조세회피 아닌 발기인 수 때문이라고?
명의신탁이 상법상 요구되는 3인 이상의 발기인 요건을 충족하고 유상증자 과정의 복잡한 절차를 회피하기 위한 목적에서 했을 뿐 '조세회피 목적'이 없었다는 점은 납세자가 이를 입증해야 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재판장 김정숙 부장판사)는 최근 A씨 등이 제기한 증여세부과처분 취소소송에서 "A씨 등이 주식을 명의신탁한 것이 조세회피목적 없이 오로지 상법상 발기인 수 충족을 위한 목적 내지는 유상증자시 번잡한 절차 회피 목적에 따른 것으로 인정할 수 없다"며 A씨 등에게 패소 판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와 B씨는 C사 설립 당시 발기인으로 참여해 발행 주식의 각 30%를 인수했다.
C사는 3차에 걸쳐 유상증자를 했는데, 이 과정에서 A씨 등은 매번 주식을 인수했다.
국세청은 A씨 등이 C사 대표인 Y씨로부터 회사 설립 당시와 3차에 걸친 유상증자 당시 C사 주식을 명의신탁 받았다는 이유로 상증세법상 명의신탁 증여의제 규정에 따라 A씨 등에게 증여세를 부과했다.
그러나 A씨 등은 "C사 설립 당시 주식을 명의신탁 받은 것은 상법상 요구되는 발기인 수 충족을 위한 것일 뿐이고, 1~3차 유상증자 당시 번잡한 절차를 회피하기 위해 주식을 인수한 것"이라며 "조세회피 목적이 없음에도 명의신탁 증여의제 규정을 적용해 한 과세 처분이 위법하다"고 항변했다.
이에 대해 행정법원 재판부는 "C사 설립 당시에는 발기인을 3인 이상으로 해야했지만, C사 대표인 Y씨는 발기인을 4인으로 했고 상법상 3인 이상의 발기인 요건만 갖추면 될 뿐 주식 보유비율에 관하여는 아무런 제한이 없었음에도 C사 설립 당시부터 A씨 등에게 명의신탁하면서 Y씨 자신의 주식 보유비율이 50%를 넘지 않도록 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러한 이유가 "Y씨가 C사 설립 이전에 사업 실패를 혹독하게 겪은 바 있어 과점주주의 제2차 납세의무를 회피할 목적이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1~3차 유상증자 주식들에 대한 명의신탁은 설립 당시 이루어진 명의신탁과는 다른 별개의 명의신탁이라고 봐야 한다"며 "유상증자 주식의 명의신탁에 조세회피목적이 있었는지 여부는 C사의 설립 당시가 아닌 각 유상증자 주식의 명의신탁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그런데 C사 설립 후 1~3차 유상증자 당시에는 상법이 주식회사 설립에 필요한 발기인 수에 아무런 제한을 두지 않고 있어 A씨 등의 명의로 C사 주식의 유상증자가 이루어질 필요성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따라서 "C사가 유상증자를 함에 있어 명의신탁자인 Y씨 앞으로 신주를 배정하는 것이 법령상 불가능했던 것으로 보이지 않는 이상, 단순히 기존 주식의 비율에 따라 A씨 등에게 신주를 배정했다는 사정만을 들어 조세회피목적과 상관없는 뚜렷한 별개의 목적이 존재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A씨 등의 청구 주장을 기각했다. [참고 판례 : 2016구합5317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