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은행권에 임원이 아닌 부점장이나 책임자급에서도 억대 성과급 수혜자들이 상당수 나올 전망이다.
아직 국내 은행들의 경우 성과급 비중이 높은 편이 아니지만 투자금융(IB), 증권운용, 외화자금 등 일부 시장관련 부서들에 대해서는 연봉의 100~200%까지 상여금을 지급하는 공격적인 성과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는 은행들이 많기 때문이다.
22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해 목표치 7500억원을 넘는 8441억원의 실적을 기록한 신한은행은 파격적인 성과급제를 운영하고 있는 자금시장부 팀장급들 가운데 억대 상여금자들이 나올 전망이다. 상여금은 팀 실적을 기준으로 성과 달성 정도에 따라 지급된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파생상품 부문에서 약진하는 등 시장운용 관련 부서들이 대부분 만족스런 실적을 올렸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시장 관련 부서에서 고르게 실적으로 올렸다"며 "실적이 우수한 팀은 팀원들도 수천만원대의 성과급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외환이나 채권 주식 등 자산운용을 담당하는 직원들에게 파격적인 성과급을 제시하고 있는 외환은행도 상당수 억대 상여금 수혜자들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 외환은행은 자금운용을 담당하는 직원들은 연간 통상임금의 200%한도까지 성과급을 지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지난해 당기순익이 예상치를 넘어서는 등 성과가 우수해 상당수 직원들이 상한선에 해당하는 성과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운용을 담당하는 직원들은 대부분 과차장급들로 이들의 연 평균급여(실제 연봉의 80%수준)가 7000~8000만원이라고 가정하면 최고 1억5000만원까지 성과급을 받았다는 얘기다. 물론 실적이 저조한 경우에는 실적의 20% 이내에서 패널티가 주어진다.
영업을 담당하는 영업본부장들의 경우에는 대우가 더 파격적이다. 이들은 목표달성 여부에 따라 최고 2억4000원까지 성과급을 지급받을 수 있도록 해 억대 성과급 본부장들이 대거 나온 것으로 관측된다.
국민은행도 IB, 증권운용, 외화자금, 자산유동화팀 등 전문성을 요구하는 직무들에는 총 연봉의 100%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한다. 지난 2003년 실적분까지는 연봉의 50%가 상한선이었지만 2004년 실적부터는 100%로 상한선을 높였다. 부장급인 팀장들의 연봉이 1억원 내외 임을 감안하면 억대 상여금을 받는 부점장급 직원들이 상당수 나온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도 IB 부서에서 1억원대의 상여금을 받은 직원들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은 자본시장 관련 부서에도 일반 부서와 같은 성과급체계를 적용하고 있어 억대 상여금 직원은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은 실적 평가 결과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직원들이라도 월급의 130%까지만 상여금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올해부터는 실적이 좋은 직원들이 아파트 한채를 살 수 있을 정도의 파격적인 상여금을 받을 수 있도록 성과급체계를 바꾸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IB 부문에 먼저 새로운 성과급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으나 노조와의 세부적인 합의 등으로 인해 아직 도입되지 않았다.
우리은행 뿐 아니라 대부분의 시중은행들이 급여체계에서 성과급 비중을 높이는 추세여서 올해 실적이 반영되는 내년부터는 억대 상여급을 받는 은행원들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한 만큼 받고 열심히 할 수 있는 동기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급여체계가 바뀌어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다만 급격한 변화는 위화감을 조성할 수 있는 만큼 속도 조절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