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본부세관 전경
인천본부세관 소속 A국장을 둘러싼 '괴소문'의 전말이 조만간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경찰 수사로 까지 번져버린 이번 사건에는 관세청 내부직원 일부가 연루된 것으로 전해지면서 관세청은 적지 않은 홍역을 앓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1일 관세청 관계자에 따르면 이 사건에 대한 수사를 진행한 인천 중부경찰서가 A국장에 대한 괴소문을 유포한 이들을 현재 구속시킨 상황이며, 이른 시일 내에 사건 및 연루자들을 검찰로 송치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A국장에 대한 소문은 2~3달 전 인천세관을 중심으로 직원들의 입과 입을 통해 차츰 알려지기 시작했다. 소문의 내용은 평소 '여성 편력'이 심한 A국장이 부하 여직원을 성폭행해 미혼모를 만들고 평소에도 여직원들을 대상으로 성추행을 일삼아 왔다는 것.
출처를 알 수 없는 낯 뜨거운 소문은 순식간에 관세청 전체로 걷잡을 수 없이 퍼지기 시작했고, 결국 관세청 감찰이 소문에 대한 진상파악에 나서는 단계까지 치달았다.
관세청 감찰은 내사 결과 '사실무근'으로 결론 지었다. 이어 인천세관에 특정인에 대한 근거없는 소문이나 허위사실을 유포할 경우 엄정대응에 나설 것이라는 내용의 공문을 전달했다.
하지만 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조세일보(www.joseilbo.com)에 익명의 제보(팩스)가 전달된 시점도 감찰로부터 공문이 전달된 후였다. 필적 대조를 피하려는 듯, 삐뚤빼뚤한 글씨로 써내려간 팩스엔 A국장의 성스캔들은 물론, 천홍욱 관세청장이 그를 비호하고 있다는 충격적인 내용까지 실려 있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한달여 전, 전국세관에 출처를 알 수 없는 우편물 200여통이 무차별 발송됐다. 관세청 관계자에 따르면 전보다 훨씬 구체적인 내용이 담겨 있었으며, A국장의 성추문 상대인 여직원의 실명까지 거론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국회에도 소문을 유포,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은 지난달 13일 열린 국정감사에서 "제보를 받은 사실에 기초해, 인천세관 관련 국장이 해당 여직원과 스캔들이 있어서 (관세청이)내부 감사를 했다고 하는데 감사보고서를 제출해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A국장과 우편물에 실명이 적힌 여직원은 곧바로 유포자를 발본색원해 달라며 인천 중부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했고 경찰은 익명의 유포자를 추적하기 시작했다.
보안이 유지되는 경찰 수사의 특성상 정확한 유포자나 유포자의 수, 또 유포의 이유는 알 수 없으나, 현재 경찰은 유포자들을 검거해 구속수사를 벌이고 있으며 조만간 검찰로 송치된다는 것이 관세청 관계자의 설명이다.
특히 유포자들 중에는 관세청 내부 직원도 포함되어 있으며 이들은 보따리상, 밀수꾼 등과 결탁해 A국장을 모함, 국장 자리에서 끌어내리기 위한 '작업'을 펼쳐왔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한편 사건의 당사자인 A국장은 이번 사태에 대해 '인격살인'이라며 억울하다는 입장을 적극 표했다. 그는 조세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저 뿐 아니라 여직원들도 인격살인을 당했다. 특정인을 고소한 것이 아니고 누가 날조를 했는지를 잡아달라고 경찰에 요청한 것"이라며 "한 번도 아니고 계속해서 내용을 조작하고 살을 붙여왔다"고 말했다.
이어 '음해 내용 중 일부는 사실이라 역으로 조사를 받고 있다'는 또 다른 소문에 대해선 "말도 안 되는 소리다. 0.1%의 가능성도 없다. 사실이라면 고소도 못 했을 것"이라며 "조만간 수사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