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지면 편집이 '연구'라고?…세액공제 NO!"

[불복이야기]

기업이 받을 수 있는 세금 혜택 가운데 최고로 손꼽히는 '연구인력개발비' 세액공제.

연구인력개발비 세액공제는 정부에서 기업의 연구개발활동을 장려하기 위해 도입한 것으로 요건에 맞는 연구개발비의 일정 비율을 세액에서 공제해 주는 것을 말합니다.

연구인력개발비 세액공제율은 기업 규모와 연구 분야별로 각각 공제율이 다르지만 일반적인 중소기업의 경우 비용의 25%를 세액공제 할 수 있으니, 가장 강력한 공제 혜택을 갖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공제율이 높고 인정되는 범위가 비교적 넓은 만큼 기업은 연구인력개발에 비용을 투자했다는 사실을 반드시 입증할 수 있어야 하는데요.

최근 출판업을 영위하는 A사는 '디자인' 관련 비용을 연구개발비에 포함시켰다가 과세관청에게 거부를 당했습니다. 제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련비용을 입증하기 어려운 출판업.

결국 조세심판원의 문까지 두드리게 된 A사는 과연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킬 수 있었을까요.

우선 A사는 발행한 월간지에 대해 내용의 21.9%만이 광고페이지고 나머지는 자체 편집한 것임으로 '대부분 광고주 상품을 선전하기 위한 지면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과세관청의 주장은 잘못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아울러 이에 따른 인건비는 월간지의 디자인을 전담하는 팀 소속 인력의 급여로, 이들은 월간지의 72.3%에 달하는 자체 편집페이지를 디자인했으므로 디자이너 인건비는 고유디자인 개발을 위한 비용으로 봐야한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과세관청은 A사가 출판한 잡지의 대부분이 상품광고면이라 A사가 창작한 고유디자인이 아니라고 반박했습니다. 기존 상품이미지와 문구를 단순 배치하는 작업에 소용된 비용은 다지인 개발 비용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 주된 골자.
과세관청은 또 A사의 주장을 확인하기 위해 고유디자인 개발을 위한 비용임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 등을 요구했으나 A사는 이론적인 개념 및 관련 판례만 제출했을 뿐, 고유디자인 개발 근거자료는 제출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양측의 주장과 사실과계를 살핀 조세심판원은 "A사의 월간지는 패션잡지로 대부분의 내용이 사진과 관련된 글로 이루어져 있어 A사의 디자인팀 등은 사진과 문구를 월간지의 각 페이지에 배치하는 것을 주작업으로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과세관청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단순 배치 작업은 독창적인 형상, 모양, 색채 또는 이들의 결합에 의해 창작되는 고유디자인으로 간주하기 어렵다는 것.

이어 심판원은 "잡지에 들어가는 글, 그림, 사진 등을 편집하는 작업을 디자인의 개발로 본다면 사실상 모든 간행물이 이에 포함될 수 있어 디자인의 개념이 편집 업무와 모호해지고 디자인 개발이라는 개념의 범위가 지나치게 넓어질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심판원은 "타 잡지와 구성, 글꼴, 색감이 다르다는 사실만으로는 고유한 디자인의 개발이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과세관청이 A사의 경정청구를 거부한 처분은 잘못이 없다고 판단된다"고 밝혔습니다.

[참고심판례 : 조심2016서24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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