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의결을 위해 필요한 정족수는 재적의원 300명의 3분의2 이상(200석)이다. 더불어민주당(121명)과 국민의당(38명), 정의당(6명), 무소속(7명) 의원이 모두 찬성한다는 것을 전제하면 총 172명으로 새누리당에서 최소 28명 의원이 탄핵안에 찬성해야 한다. 현재 새누리당 비박계에서는 최소 28명에서 40명까지 탄핵안 찬성의사를 밝히고 있는 상황이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일정이 예측불허로 전개되고 있다.
박 대통령이 전날(29일) 자신의 임기단축을 포함한 퇴진문제를 국회로 떠넘기면서 야당이 제시한 12월2일 탄핵 표결 가능성이 흔들리고 있다. 야3당과 새누리당 비박계는 박 대통령 탄핵 표결이라는 '대의(大義)'에는 동참하고 있지만 의결 시기를 놓고 입장차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 비박계 '40표' 흔들림 없다…여야 퇴진 협상 위해 9일 처리 = 비박계는 박 대통령의 퇴진 문제에 대한 여야 협상이 결렬될 경우, 12월9일 탄핵에 나선다는 입장이지만 야당은 "퇴진 협상은 없다"며 2일 표결을 거듭 압박하고 있다.
문제는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9일로 연기될 경우, 남은 10일 기간 동안 얼마든지 정치일정은 급변할 수 있어 일각에서는 9일 표결은 예측불허의 상황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새누리당 비박계 의원들이 주축을 이룬 비상시국회의는 30일 대표자·실무자 연석회의에서 박 대통령의 거취에 대한 여야 협상 시한을 8일까지로 선 긋고 탄핵안 처리 '마지노선'을 내달 9일로 못 박았다.
비상시국회의는 박 대통령의 사퇴 시한을 내년 4월 말로 제시하며 친박측이 내세운 임기 단축을 위한 개헌에 대해 '명분이 없다'며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전날 박 대통령의 3차 담화가 이루어진 이후 비박계의 탄핵의지가 잠시 흔들렸지만 이날 탄핵 의결 정족수 우려를 불식시켰다. 비박계 의원들 다수는 대통령의 3차 담화가 자신의 거취를 국회로 넘겨 시간을 끌려는 '꼼수'라는 인식이다.
또한 당내 의원들의 탄핵 공조를 흔들어 이탈을 부추긴다고 보고 있다.
◆…새누리당 비주류 중심으로 구성된 비상시국회의
□ 영남권-비례대표 이탈 가능성, 이탈 단속 위해 9일 의견도 = 실제로 박 대통령 담화 후 비주류 내부에서 탄핵 표결에 흔들리는 의원들이 속속 나왔다. 여야가 퇴진 시기를 합의하면 대통령이 물러나겠다고 한 만큼 탄핵 추진을 유보하자는 의견들이 나온 것이다.
특히 영남권 의원들이나 실질적으로 세가 약한 비례대표 의원들 중에 입장을 유보하는 이들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 역시 야당과의 공조를 무너뜨려 자신의 임기를 조금이라도 연장하려는 대통령의 '술책'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3차 담화에 대한 여론마저 비난이 일자 '탄핵은 불가피'라는 입장을 재확인하고 탄핵 표결 정비에 나선 것이다.
비상시국위 대변인 역할을 하는 황영철 의원은 "내년 4월 말 사퇴로 여야 합의가 안 되면 9일 탄핵을 그대로 진행한다"며 "탄핵에 어려움이 없도록 하겠다. 의결정족수도 확보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비박계 정병국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 나와 '탄핵 가결 안정선인 새누리당 40표 이탈 가능성'에 대해 "그 정도 까지는 큰 변동이 없다고 본다"며 "따로 조사해 보진 않았지만 어제 오늘 회의에 참여하는 멤버들 면면들이 전혀 바뀌지 않았고 나와서 하는 얘기들도 큰 흔들림이 없고 일관됐다"고 강조했다.
또한 완전한 표 정비를 위해 9일 표결을 해야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에 대해 비박계 관계자는 조세일보(www.joseilbo.com)와의 통화에서 "아무래도 잠시 흔들렸던 표들을 규합하고 이탈을 막아야 하지 않겠느냐"며 "생각을 정리하고 입장을 다시 확고히 할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 野3, 2일 탄핵 최대한 압박 "9일까지 무슨 일 일어날지 몰라" = 야당은 이런 비박계의 입장을 고려해 9일 표결로 갈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분위기가 감지되는 한편, 최대한 비박계를 달래고 압박해 2일 표결로 끝을 내야한다는 기류도 현재로서는 더 강하다.
한 야당 관계자는 "정기국회가 9일이 마지막 날인데, 이날 못하면 임시국회를 다시 소집해야 하고 여야 합의를 해야 하는 사안이어서 더 어려워질 수 있다"며 "쇠뿔도 당김에 빼야한다고 국민 분노를 비박계가 깨닫고 2일 탄핵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9일까지 시간이 10일 정도 남는데 그 사이 대통령이 특검을 앞두고 의혹에 대한 기자회견을 할 가능성이 높고 어떤 꼼수를 벌일지 모를 일"이라며 "무엇보다 국정마비가 심각하지 않나. 비박계가 국정을 생각해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압박했다.
야3당 대표들 역시 이날 회동을 통해 비박계를 향해 2일 탄핵 동참을 호소했다.
□ 野3대표, 여의치 않으면 다시 회동…더민주 1일 긴급 의총 = 더민주 추미애 대표는 "헌법기관의 양심으로 돌아오라"며 "절대로 헌법기관으로서의 마지막 책무에 흔들림 없이 동참해 주실 것을 호소드린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을 탄핵시키지 않으면 비박은 죽는다"고 비박계를 압박했다.
이에 비박계 한 관계자는 "만약에 탄핵이 부결되거나 막힐 경우에 국민들이 가만있겠나. 아마 표결에 참여 안한 의원이나 본회의 참석 안한 의원들 실명으로 리스트가 만들어져서 퍼질 것이고 비난 여론이 더 거세질 것"이라며 "의원들 역시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2일 탄핵을 최대한 압박하겠다는 야3당 대표는 2일 표결이 여의치 않으면 추가 회동을 통해 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우선 더불어민주당은 1일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당내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2일 탄핵 처리 문제와 비박계 압박 강도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