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상인의 보험료 일부를 경제력 수준에 따라 차등 지원하는 정책성보험 성격의 화재보험을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송윤아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9일 '지진보험 및 전통시장 화재보험 활성화 방안' 정책토론회에서 "전통시장이 자력으로 화재 안전망을 구축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정부는 시장상인에게 보험료 일부를 경제력 수준에 따라 차등 지원하는 정책성보험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통시장은 가연성 시설, 재고자산, 노후화된 전기시설, 밀집형 구조 등으로 인해 대형화재 발생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
실제 2007년부터 2015년까지 동안 발생한 전통시장 화재사고의 건당 재산피해액은 1300만원으로 다중이용업소 470만원에 비해 약 2.8배 높다. 건당 사망자 수는 0.003명으로 다중이용업소 0.007명의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송 연구위원은 "이 같은 전통시장의 화재는 화재발생에 책임이 있는 자의 배상자력과 피해자의 복구자력, 보험가입여력이 부족해 피해상인의 경제적 재기는 물론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며 "특수건물이나 다중이용업소와 달리 전통시장 화재는 인적 피해보다는 물적 피해가 많고 그 피해규모가 현저히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원인제공자가 대부분 영세한 시장상인이기 때문에 배상자력 확보수단으로 배상책임보험 가입의무화를 활용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전통시장은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상 특정관리대상시설에 해당하나 재난보험 사각지대에 있다는 게 송 연구위원의 설명이다.
따라서 정부의 보험료 지원을 시장상인의 경제력 수준에 따라 차등함으로써 정부의 지원이 특정 이해집단에 대한 지원이 아닌 재난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임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송 연구위원에 앞서 최창희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지진보험의 경우 시장규모에 따라 보험상품 운영을 달리할 필요가 있다"며 "지진보험시장의 초기단계에는 풍수해보험의 기능을 확대하고 일부 경제주체들에 지진보험 가입을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지진보험시장이 성장단계에 이르면 미국·일본식으로 임의가입 지진보험 단독상품을 개발하고 정부가 설립한 재보험회사 또는 보험회사가 지진위험 대부분을 인수·관리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토론회는 보험연구원과 국회 정무위원회, 국회입법조사처가 공동 주최하고 국민안전처와 중소기업청, 금융감독원이 공동 후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