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기일물(만기 2일 이상) 환매조건부채권(RP) 활성화를 위해 일임계약·연기금 등의 다양한 자금 공급자에게 RP 시장 진입을 허용하기로 했다.
9일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9월 내놓은 '기일물 RP거래 활성화' 방안 후속조치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금융투자업규정 개정안'을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대부분 RP 거래가 당일 팔고 익일 되사는 '익일물'에 편중돼 있어 증권사 유동성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기일물 거래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시장 경색으로 증권사가 RP를 통한 차환 실패시 해당 담보자산을 매각하더라도 자금은 당일이 아닌 다음날 들어오기 때문에 유동성 리스크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우선 RP매수자(자금공급자) 확대 차원에서 일임계약, 연기금, 공공기금 등에 대해 기관간 RP를 허용한다.
기관간 RP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신탁자금공급과 자금운용 성격이 유사한 일임계약을 대상에 포함시켜 거래 활성화를 꾀하기로 했다. 단 투자자 보호차원에서 국채 ·통안채 ·특수채 등 안전자산을 담보로 한 RP거래만 가능하다.
또 시장참여 가능여부가 불분명했던 연기금 ·공공기관에 대해서도 자금중개사의 RP 중개 대상 기관으로 포함해 기관간 RP거래에 참여 시키기로 했다.
증권금융 역시 기일물 RP거래 매수·매도 실적에 비례해 콜시장에서의 자금 차입과 운용을 2년간 한시적으로 허용하기로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증권금융에 대해 "RP거래의 한쪽 당사자가 되어 거래하는 딜러형 RP거래가 허용돼 있으나, 자금여력 등의 한계로 거래실적은 크지 않은 상황이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내달 22일까지 규정변경 예고와 규제심사를 거친 후 4월 중 금융위 의결을 거쳐 개정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