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완용 교수팀, 중복조사 사건 100여건 분석 발표
"간단 조사 등은 세무조사 아니라고 명시해야"
중복세무조사를 막기 위해 개별 세법에 질문·조사권과 국세기본법상 세무조사 권한을 명확하게 명시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김완용 동양미래대 교수, 허원 고려사이버대 교수, 박훈 서울시립대 교수팀은 지난 22일 한국세무학회 주최로 동국대학교 학술문화관에서 열린 '춘계학술발표대회'에서 '조세불복 현황 분석을 통한 중복조사 제한 및 허용의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국세기본법상 같은 세목 및 같은 과세기간에 대한 중복조사가 원칙적으로 금지되지만 예외적인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 이를 인정하고 있다.
예외적인 사유는 조세탈루 혐의를 인정할만한 명백한 자료가 있거나 거래상대방에 대한 조사가 필요한 경우, 2개 이상의 과세기간과 관련해 잘못이 있는 경우, 불복청구 또는 과세전적부심사에 따른 재조사 결정에 따라 조사를 하는 경우, 납세자가 세무공무원에게 금품제공을 한 경우 등이다.
연구논문은 중복조사와 관련한 대법원 판례, 국세청 심사청구, 조세심판원 심판청구를 분석해 청구인과 과세관청과의 쟁점이 되는 부분을 살펴봤다. 그 결과 국세기본법상 세무조사의 정의가 규정된 2011년 12월31일 이후부터 중복조사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었다.
주로 쟁점이 되는 내용은 부분조사와 현장확인 및 질문·조사권 행사를 선행 세무조사로 볼 것
인지 여부와 탈루혐의를 인정할 만한 사항이 있는지 여부였다.
김 교수팀은 대법원 종합법률정보에서 중복조사 금지 규정에 관한 10건의 판례를 수집한 결과, 10건 모두 국가가 패소했다.
10건의 판례를 쟁점사유별로 구분하면 중복조사 금지 원칙이 쟁점이 된 사례는 1건이었으며 예외적 사유에 해당하는 사례는 3건, 개별세법상 질문·조사권이 쟁점이 된 사례는 1건, 조사사무처리 규정(현장확인 및 부분조사가 세무조사에 해당하는지 여부)은 1건이었다. 기타는 1건이었다.
국세청 심판결정례는 총 13건이었으며 이 중에서 1건만이 인용됐다.
기각된 12건 사례의 쟁점을 살펴보면 중복조사 금치 원칙은 2건, 중복조사 금지 예외사유는 7건, 기타는 1건에 해당했다. 중복조사 금지 예외사유 중 5건이 조세탈루 혐의를 인정할만한 명백한 자료가 존재하는지 여부였다.
중복조사와 관련한 조세심판원의 심판결정례는 150건이었으며 이 중 판단이 이뤄지지 않은 사례와 동일 사안에 대해 여러 번 결정을 한 사례를 제외한 100건의 사례를 분석했다.
그 결과 중복조사 금지 규정에 관한 내용을 쟁점으로 한 사례는 12건으로 2건이 인용됐고 10건이 기각됐다. 예외적인 사유가 쟁점이었던 사례는 총 57건이었으며 3건만 인용됐다. 이 중 조세탈루 혐의를 인정할만한 명백한 자료가 있는 경우에 해당되는 사례가 38건이었으며 기각은 35건, 인용은 3건이었다.
개별세법상 질문·조사권이 쟁점이 된 사례는 15건으로 모두 기각됐으며 조사사무처리 규정과 관련한 쟁점 사례는 12건으로 이 역시 모두 기각됐다. 기타는 4건으로 이것도 모두 기각됐다.
김 교수팀은 "불복현황을 파악함에 있어 분류 기준이 필요해 쟁점을 5가지 유형으로 구분했지만 개별 사안을 확인해보면 여러 사안이 동시에 경합하고 있었다"며 "이러한 문제의 근본원인은 국세기본법상 세무조사 규정과 개별세법상 질문·조사권 및 조사사무처리규정간 세무조사의 의의 및 범위에 대한 납세자와 과세관청의 판단의 차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개별세법상 질문·조사권과 국세기본법상의 세무조사 범위의 차이와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려면 국세기본법상 세무조사의 개념을 보다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며 "단순한 사실관계 확인이나 통상적으로 이에 수반되는 간단한 질문조사 등 납세자의 영업의 자유 등에도 큰 영향이 없는 경우에는 세무조사로 보지 않는다는 규정을 국세기본법에 명시하면 해결이 가능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