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억개 통장서 17조가 1년넘게 잠자고 있다"…금감원,정리 캠페인

지난해 말 현재 1년 이상 사용하지 않고 이른바 '잠자는' 은행계좌의 수가 1억2000만개, 금액으로 17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이에 따라 16개 은행과 손잡고 6월 1일부터 7월 14일까지 6주간 금융소비자정보 포털인 파인의 '어카운트인포'와 은행의 창구에서 본인의 미사용 은행계좌를 확인한 뒤 돈을 찾고 필요 없다면 통장을 정리토록 하는 캠페인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금감원은 이에 앞서 지난해 12월부터 온라인으로 본인의 모든 은행계좌를 한 눈에 조회하고 1년 이상 소액 미사용 계좌를 이전·해지 할 수 있는 '계좌통합관리서비스 (어카운트인포)'를 도입해 시행해 왔다. 그러나 여전히 찾아가지 않고 있는 금융소비자의 소중한 금융재산이 이같은 숫자에 이르고 있는 실정이다.

◆휴먼계좌 대체 어느 정도인가= 2016년 말 현재 수출입은행, 카카오뱅크, 케이뱅크를 제외하고 국내 16개 은행에 개설된 개인계좌는 총 2억5900만개로 조사됐다. 잔액은 695조1000억원.

개인계좌 가운데 1년 이상 입출금거래가 없거나 만기 후 1년 이상 지난 미사용 계좌는 총1억 1900만개이고 잔액은 17조4000억원에 달한다. 미사용계좌는 원화예금이 1억1500만개, 13조3000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또 1년 이상 미사용계좌 중 잔액이 50만원 이하인 계좌는 1억1600만개로 전체 미사용계좌의 97.4%를 점유하고 있다. 50만원 이하의 소액계좌에 남아 있는 잔액은 1조3000억원이며 (7.7%), 잔액이 100만원을 초과하는 계좌 (230만개)내 잔액은 15조5000억원 (89.1%)이다.

◆은행의 미사용계좌는 왜 생기나?=자동이체‧카드결제‧주거래은행 변경으로 과거 거래은행에 남아있는 미사용계좌 존재를 기억하지 못하거나 이사 이후 금융회사에 주소변경을 신청하지 않아 금융회사의 만기안내 통보를 받지 못해 미사용계좌가 되는 사례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와함께 계좌주가 사망했으나 정당한 상속인이 사망자 명의의 계좌가 있는지를 몰라 찾아가지 않는 사례도 흔하다는 분석이다.

금감원은 이 경우 “소비자의 재산손실, 금융범죄 유발, 은행의 계좌관리 비용증대 같은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을 유발한다”고 설명했다. 가령 계좌를 방치할 경우 예·적금 만기 경과시점부터 약정금리보다 훨씬 낮은 '만기후 금리'가 적용돼 시간이 경과할수록 손해를 증대시킨다는 설명이다.

특히 방치된 미사용계좌는 대포통장으로 악용돼 피해자 양산과 계좌주를 금융범죄에 연루시킬 개연성도 높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대포통장 4만6351건 가운데 신규계좌 (개설 1개월 이내)는 1946건 (4.2%)에 불과했으나 기존계좌의 경우 4만4405건으로 95.8%를 차지했다. 매년 증가하는 추세기도 하다.
◆미사용계좌 간편 정리법= 다음 표는 손쉽게 잠자고 있는 내 돈을 찾고 불필요한 계좌도 해지를 할 수 있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