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발사대 4기 비공개 반입에 대해 청와대가 진상조사에 나선 것 과 관련해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세 야당이 "다른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의구심을 드러냈다.
이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야권의 공세에 대해 문제의 본질은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에게 의도적으로 보고를 누락한 것"이라며 "여론을 호도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자유한국당은 이날 논평을 통해 "사드 추가반입은 지난 4월26일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진 사실"이라며 "더군다나 같은 날 문재인 캠프는 박광온 공보단장 명의로 관련 논평까지 냈다"고 지적했다.
정준길 대변인은 이어 "그런데 한 달 만에 마치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된 양 호들갑을 떨고 있다"며 "그런 기억력으로 어떻게 국정을 운영해 나갈 수 있을지 국민들은 걱정이 태산"이라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정 대변인은 "국민들은 문 대통령이 눈엣 가시 같던 사드 배치를 막기 위한 구실을 만들거나, 부적격 인사 문제에 대한 국면 전환을 위한 것으로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청와대는 더 이상 자충수를 두지 않도록 신중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사드 문제는 가장 중요한 외교·안보 사안인데, 청와대가 일을 크게 벌여놓고 '국내적 조치'라고 애써 규정하는 것은 넌센스"라고 밝혔다.
전날 문 대통령이 사드 발사대 추가 반입 보고 누락과 관련, "진상조사 지시는 한·미 동맹과는 무관한 순수한 국내적 조치"라고 한 발언을 겨냥한 것이다.
김유정 대변인은 논평에서 "국방부의 의도적 보고 누락의 행태는 공직기강의 근간을 훼손하는 것으로 비난과 질책을 받아 마땅한 일"이라면서도 "그러나 현재의 국방부도 문재인 정권의 정부조직임을 감안할 때 꼭 공개적으로 했어야 했느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드보고 누락사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이 청문회 필요성까지 제기하고 있다"면서 "청와대와 정부가 진상조사에 나섰으니 결과를 기다리는 것이 우선이다. 정부여당의 요란한 사드조치를 놓고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니냐는 말이 나오는 걸 명심하길 바란다"고 경고했다.
바른정당 조영희 대변인도 문 대통령이 전날(31일) 딕 더빈 미국 민주당 상원 원내총무와의 면담에서 사드 추가 반입 진상 조사에 대해 "절차적 정당성을 밟아야 한다"고 말한 것과 관련해 "사드배치에 대한 본인의 입장부터 빨리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 대변인인 "이는 국방부 진상조사만을 두고 한 말이라기보다는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사드 배치에 대한 국회 비준 동의를 받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고 밝혔다.
또 "문 대통령의 태도는 미리 사드배치 백지화라는 답을 만들어놓고, 이리저리 사전 포석을 만들겠다는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그것이 아니라면 안보 무능 그 자체"라고 맹비난했다.
야 3당의 이 같은 공세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여론 호도를 멈추라"고 반발했다.
백혜련 대변인은 이날 오후 정론관 브리핑을 통해 "청와대 사드 조사의 핵심은 의도적인 보고의 제외"라며 세 야당을 겨냥, "여론 호도를 즉시 멈추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백 대변인은 자유한국당의 논평을 지적하며 "일부 야당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사드 발사대 4기가 반입된 사실을 알고 유감표명까지 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시 문재인 캠프에서 사드에 대한 유감을 표명한 것은 4월 26일 성주부지에 대한 환경영향평가가 끝나기도 전에 성주 주민의 반대를 무시하고 사드배치를 한 것에 대한 유감표명이었다. 사드발사대 4기 반입 사실에 대한 유감표명이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시는 국정농단으로 인한 대통령 보궐 선거로 선거운동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었고, 성주주민들이 사드배치를 막기 위해 온 몸으로 저항하며 울부짖고 있었던 것을 국민들은 모두 기억하고 있다"며 "언론에서도 사드 발사대 2기가 배치되었다고 대대적으로 보도되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백 대변인은 "지금 청와대에서 사드 발사대 4기에 대하여 문제를 삼고 있는 것은 몰래 반입이 핵심이 아니라 의도적인 보고의 제외"라며 "국민적 관심사이고 안보적으로도, 외교적으로도 중대한 사안인 사드 문제에 대해 누가 어떤 의도를 가지고 군통수권자인 대통령에게 의도적으로 보고를 하지 않으려 했는가가 이 문제의 핵심"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사드반입을 알았는가, 몰랐는가의 문제로 이 문제를 호도하지 않기 바란다. 청와대 사드 조사의 핵심은 의도적인 보고의 제외이다. 여론호도를 즉시 멈추기 바란다"고 재차 야당을 겨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