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 바른정당 이혜훈 대표.
보수야당인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지난 20일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촉발된 '부자증세'와 관련해 반대 공조를 보이면서도 미묘한 온도차를 나타냈다.
한국당은 증세에 대해 '포퓰리즘 증세'라고 규정하면서 반대 뜻을 분명히 한 반면, 바른정당은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 등의 입장 표명이 선행되면 '증세론' 찬성 모드로 선회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재인 정부는)여당 대표를 시켜서 바람을 잡게 하고 증세 논의를 시도하고 있다"며 "세금 폭탄 정책에 대해 문 대통령은 국정운영에 일단 쓰고 보자는 정책의 연속선상에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가공할만한 세금폭탄정책이 현재는 초고소득자, 대기업에 한정되어 있지만 어디까지 (그 대상이)연장될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정 원내대표는 "(한국당은)정기국회에서 국민 혈세를 쏟아붓는 시도를 할 수 없도록 할 것"이라면서 "세금폭탄으로 기업 부담만 늘리는 문재인 정부의 포퓰리즘 정책에 당당히 반대해 나갈 것"이라고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김태흠 최고위원 역시 "증세에 대해서는 사회적 공론화가 우선"이라면서 "징벌적 증세는 자본 해외 유출과 고용 절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포퓰리즘 증세는 정책 참사로 이어질 수 있음을 경고한다"면서 "고소득자와 기업만 과세하는 계층 갈등으로 갈라치기 수법이다. 국회에서 이 문제에 대해 확실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정기 국회 험로를 예고했다.
바른정당은 문재인 정부가 증세를 기정 사실화한 것에 대해 우려섞인 목소리를 내놓으며 문 대통령을 향해 사과를 요구했다.
이혜훈 대표는 이날 최고위 회의에서 "증세 여론전을 펴는 문 대통령은 증세 전에 반드시 먼저 해야할 것이 있다"면서 "두 가지 잘못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먼저 이 대표는 "대선 기간 문 대통령이 말한 재원 소요가 엉터리인 것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면서 "문재인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를 이행하는 데 178조원은 턱없이 부족하다. 국민 앞에 솔직하게 밝히고 양해를 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 대표는 "(문 대통령은)증세는 최후 수단이라고 선거기간에 말했다. 취임 하자마자 증세 카드를 꺼내든 것은 사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바른정당은 한 표가 아쉬운 대선기간에도 국민에게 솔직하게 말했다"면서 "복지에 공짜는 없다. 문재인 정부가 일부 조세저항이 생각되는 초고소득자, 초대기업 등을 타겟으로 해서 (증세를)하는 것은 정직하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김세연 정책위의장 역시 "문재인 정부는 핀셋증세라해서 제한적 증세로 마치 재원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처럼 말하는 것은 얼마나 국민을 호도하는 것인지 고백해야 한다"면서 "핀셋증세라기 보다 '새발 피 증세', '눈 가리고 아웅하는 증세'가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지출구조조정에 대한 상세한 계획을 밝히고 과연 재원조달대책이 현실적인지 면밀한 검증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