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하반기 우리경제 여건에 대해 녹록치 않다는 평가를 내놨다.
회복 모멘텀 부재로 소비회복이 지연되고 있으며, 고용 증가세도 약화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보호무역주의 심화 가능성, 미국의 추가금리 인상 등 통화기조 전환이 가속화됐을 때 가계부채·부동산 리스크가 확대될 우려도 있다.
정부는 이에 일자리 추경, 공공투자 확대 등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펼치면서 일자리 창출에 집중하고, 전통시장 사용액 소득공제율을 확대하는 등 세제도 같이 투입시켜 소비심리를 깨우겠다는 복안이다. 또 기업의 축적된 투자여력을 실제 투자로 이어지게끔 유도책을 편다.
25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새정부 경제정책방향' 자료에 따르면 상반기 견조했던 설비투자·수출 증가세가 점차 둔화되는 반면, 회복 모멘텀 부재로 소비회복은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시장 환경도 흐리다. 고용은 상반기 양적 개선세를 주도했던 건설업 호조가 약화되며 증가세가 둔화됐다. 또 제조업의 더딘 회복으로 '고용의 질'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제조업 취업자 수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6만8000명 줄었다.
물가는 유가 상승폭 축소 등의 영향으로 상반기 대비 오름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나, 폭염·태풍 등 기상재해에 따른 리스크가 상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이에 하반기 정책과제를 '민생경제 조기 회복'으로 삼고, 11조원 규모의 추경 재원을 적극적으로 푼다. 관리대상 사업에 대해 주기적으로 집행현장을 조사하는 등 불용률을 축소하는데도 노력을 기울인다. 최근 5년 평균 불용률은 3.9%인데, 이를 3% 이하로 낮춘다는 방침.
지방 교부세·교부금 정산분(3조5000억원)을 활용해 지자체 추경을 독려하기로 했다.
통화정책은 완화기조를 유지하며 일자리 창출, 성장잠재력 확충에 기여할 수 있도록 올해 3분기 중 금융중개지원대출제도를 손질할 계획이다.
국내소비가 늘어나도록 여건도 조성한다. 올해 말 일몰이 도래하는 외국인관광객 성형수술비 부가가치세 환급제를 2019년까지 연장하고, 대중교통·전통시장 사용액의 소득공제율을 30%에서 40%까지 올린다.
또 근로자 휴가비 지원을 위한 한국형 '체크 바캉스' 도입을 검토한다.
가령 기업·근로자가 공동으로 여행자금을 적립하고 정부가 추가 지원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질 전망이다. 고궁 야간 개방을 확대하거나 광화문 광장 등 지역 명소를 활용한 연중 문화예술공연 활성화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숨은 금융자산 조회범위·환급시간이 확대된다. 현재 범위는 예금·신탁·외환으로만 제한되어 있는데 이를 은행취급 펀드·ISA까지 넣기로 했으며 환급시간도 오전 9시에서 오후 10시까지 늘리기로 했다.
아울러 기업소득환류세제를 개편하면서 기업의 축적된 투자여력이 실제 투자로 이어지게끔 유도하기로 했다. 여기에 2조원 규모의 특별지원프로그램도 운영해 기업의 투자의욕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구조개혁을 위한 '사회적경제기본법'은 대안을 마련한 뒤에 재입법을 추진하고, 공공기관 사회적 책임 강화를 위해 경영평가편람을 개정하기로 했다.
재원이 뒤따르는 과제는 세법개정안·예산안 등에 포함시킨다. 세법개정안에는 일자리 지원 3대 패키지, 상생협력지원 4대 패키지 등을 넣고, 내년 예산안엔 직업훈련 등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 교육 양극화 정책 관련 예산을 반영한다.
이 밖에 중장기 로드맵 등 정책 방향설정이 필요한 과제에 대해선 종합계획을 수립하기로 했다. 8월에 사회경제적 활성화 대책, 혁신창업생태계 조성 대책을 내놓고, 12월은 4차 산업혁명 종합대책을 차질 없이 마련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