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들도 올해 실적 1위 전망 엇갈려
신한지주와 KB금융의 금융권 왕좌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KB금융은 2분기 1조원에 가까운 순이익을 올려 신한지주를 제치고 은행지주 순이익 1위에 올랐다.
KB금융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9901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3.8% 증가했다. 이에 반해 신한지주는 8920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는데 그쳐 2015년 1분기 이후 9분기 만에 KB금융에 역전을 허용했다.
그러한 가운데 상반기를 기준으로는 신한으 실적이 앞섰다.
두 회사의 상반기 누적순이익은 신한지주가 1조8891억원, KB금융이 1조8602억원으로 KB가 신한에 289억원 뒤진 상황이다.
신한지주는 상반기에 전년 동기 대비 29.9% 늘어난 총 1조889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했다. 이는 2001년 지주사 설립이후 최대 반기순이익이다.
대출금리 상승 속도를 예금금리가 따라가지 못하면서 순이자마진이 개선됐고, VISA카드 주식매각이익 1158억원 등의 일회성 이익이 한 몫 한 것으로 분석됐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카드, 금융투자, 생명 등 비은행 부문이 역대 최고 실적을 올리면서 그룹 전체 실적 개선에 기여한 영향이 컸다"고 평가했다.
KB금융의 상반기 누적순이익은 1조860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7348억원보다 65.3% 늘어나면서 2008년 금융지주회사 설립 후 최고 실적을 나타냈다. 주력 계열사인 국민은행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고 손해보험, 캐피탈 등 비은행 자회사의 이익기여도 증대와 함께 KB손해보험 염가매수차익(1210억원), 충당금 환입(650억원) 등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신한지주가 여전히 1위 자리를 지켰지만 KB금융지주가 근소한 차로 추격하고 있어 하반기에 역전될 가능성을 점치게 만들고 있다.
신한과 KB의 순이익 차이는 2014년 7845억원에서 2015년 7187억원으로 줄었고 지난해엔 각각 2조8249억원과 2조190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려 둘의 격차는 6437억원으로 전년보다 750억원 더 좁혀졌다.
이때까지만 해도 업계에서는 큰 반전이 없는 한 KB가 신한을 따라 잡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올들어 상황이 급진전되었다. KB의 순이익이 급증세를 이어가며 상반기 누적 순이익 차가 289억원까지 좁혀졌다.
이로 인해 주식시장에서는 시가총액 면에서 KB금융과 신한지주가 엎치락뒷치락 하며 1위 다툼이 치열한 양상이다.
28일 종가 기준으로 신한지주의 시가총액은 25조 377억원, KB금융의 시가총액은 24조 5013억원으로 근소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지난 6월 29일의 경우 KB금융의 시가총액이 24조1668억원으로 23조6620억원의 신한지주를 2010년 11월 이후 6년 반 만에 추월하며 금융대장주에 오르기도 했다.
점입가경 리딩뱅크 쟁탈전…승리의 여신 누구에게 기울까
두 회사의 리딩뱅크 쟁탈전은 하반기에 더욱 치열할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KB금융과 신한지주의 리딩뱅크 승자 예측을 놓고 여러 의견을 내놓고 있다.
KB는 지난 몇 년 간 공격적인 M&A 전략으로 순이익, 시가총액, 수익성 등의 각종 지표에서 리딩뱅크의 면모를 확보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신한 역시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계열사내 시너지 창출을 통한 수익성 향상에 집중하고, 강점인 해외시장 확장에도 집중하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KB금융의 올해 당기순이익이 전년 보다 55.3%증가한 3조33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신한지주는 17% 증가에 그친 3조2460억원의 순익을 올려 KB에 이어 2위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IBK투자증권은 KB금융과 신한지주가 각각 3조2380억원, 3조3310억원의 순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며 신한의 손을 들어 줬다.
은경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신한지주는 최근 새로운 경영진 취임과 함께 조직개편을 통해 경쟁사보다 부족했던 성장성을 해외에서 발굴하고, 계열사내 시너지 창출에 노력하고 있다"며 "급진적인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긴 어렵지만 방향성은 분명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김은갑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KB금융의 분기 경상순이익이 8000억원 중반대로 업그레이드 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향후 신규 편입된 계열사의 시너지 효과에 의한 추가적인 이익증대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