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놓은 8·2 부동산대책에 대해 대형건설사들은 주택분양 시장이 경착륙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사진은 대우건설이 지난 6월 분양한 '고덕 센트럴 푸르지오' 견본주택 모습. 사진=대우건설
부동산 전문가 "투기 수요 억제 효과…거래 두절 가능성"
건설업계는 정부의 8·2 부동산대책이 발표되자 역대급 대책으로 평가하며 주택시장이 경착륙하지 않을까 우려했다. 하지만 대형건설사들은 실수요자 중심 분양 전략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만큼 하반기 분양일정을 예정대로 소화할 계획이다.
GS건설 관계자는 "전매제한, 재개발·재건축 규제 강화, 양도소득세 강화, 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강화 등 지난 6·19 대책보다 직접적이고 전방위적인 고강도 규제가 적용돼 부동산 시장에서 심리적인 위축이 생길 것"이라며 걱정했다.
그는 "하반기에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은데다 대규모 입주 물량이 예정돼있는 등 악재가 많은 상황에서 강력한 대책이 나와 부동산시장 경착륙에 따른 시장 침체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대형건설사들은 당장 하반기 분양 일정에 큰 변동을 주지 않고 시장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사업장에 따라 부분적인 분양전략에 변화가 이뤄질 수 있다는 분위기다.
현대건설측은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역 지정에 따른 하반기 분양 계획 변동은 없을 것"이라며 "앞으로 시장 반응을 보고 일부 분양일정이 조정될 수 있겠지만 하반기 분양 예정 지역의 경우 실수요가 많은 곳 위주라 큰 타격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우건설 역시 당장 분양계획에 변화를 주지 않고 앞으로 개별 사업장의 시장 분위기를 살피겠다는 방침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새 정부가 부동산 시장 정책을 속도감 있게 반영하고 있다는 신호를 주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단기 투자자들의 경우 심리적 위축을 강하게 받아 투기 수요가 줄어들겠지만 실수요자 수요는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정책 시행 이후 첫 분양단지의 분양 성적이 악화될 수 있으나 분양계획을 설정할 때 오픈 뒤 1년 정도를 완판 목표로 설정하기 때문에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번 정부 대책으로 건설사들의 마케팅 전략 수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분양 시장보다 재건축 예상 지역의 투기수요에 미칠 영향이 더 클 것으로 평가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8·2 대책의 정책 강도는 역대급 수준으로 서울, 세종 등 과열양상을 보이던 지역의 주택 가격 상승률이 둔화되고 단기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기 수요도 당분간 숨을 고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함 센터장은 "단기 정책효과가 충분할 것으로 보이며 청약 경쟁률 둔화 등 가을 분양시장 성수기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부산, 세종, 대구 등 청약 경쟁률이 높았던 지방 일부는 주택법 시행령 개정으로 민간택지 전매규제가 강화될 11월 이전에 밀어내기 공급이 나올 확률이 높다"고 예상했다.
함 센터장은 또 "올 하반기부터 2019년 1분기까지 분기별로 10만가구를 넘어서는 대규모 아파트 입주가 시작되고 금리 인상도 우려되는 상황에서 이번 대책이 나온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투기수요가 많았던 분야는 거래관망을 넘어선 동결 현상까지 부를 수 있어 부작용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최근처럼 재건축·재개발에 몰리는 과도한 투기 수요가 제한되고 수요자들의 적극적인 청약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며 "다주택자 양도세 강화로 인해 갭투자 등의 투기 수요도 차단돼 전반적인 투기 억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권 팀장은 "전용 85㎡ 이하 중소형은 100% 가점제가 적용됐지만 85㎡ 초과 중대형의 경우 목돈이 없다면 분양 받기 어려운 구조가 돼 중소형으로 수요가 몰릴 수 있다"며 "건설사 입장에서 가능하다면 설계 변경 등을 통해 중소형 비중을 늘리거나 분양 시기를 늦추는 등의 대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