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주 육군 제2작전사령관(대장) 부부의 이른바 '공관병 상대 갑질'과 관련해 여야는 3일 국방부를 향해 한 목소리로 강도 높은 수사를 촉구했다.
앞서 관련 의혹을 처음 제기했던 군(軍)인권센터에 따르면, 이들 부부는 사적인 심부름과 허드렛일은 기본이고 군대에서 휴가 나온 아들의 간식과 빨래를 시키는가 하면, 호출용 전자팔찌까지 채우고 공관병을 마치 개인의 노예처럼 부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군대 장성들의 사병에 대한 갑질 논란이 또 다시 발생한 것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면서 "군인권센터가 발표한 육군 박모 대장 부부의 공관병에 가혹행위와 인권침해는 경악을 금치 못할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국방부는 이번 사건에 대해서 철저하게 진상을 규명하고 일벌백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방부 송영무 장관이 자신의 공관병을 민간 인력으로 대체한 것에 대해 김 정책위의장은 "그나마 다행이지만 민간이라고 해도 그 비용은 국민의 세금으로 부담하는 것인만큼 장성급 지휘관 관사에 대한 인력지원은 그 필요성과 기준에 대해 처음부터 다시 검토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김경수 부대표는 "시대에 역행하는 갑질 행태, '노예 사병'은 반드시 청산돼야 할 적폐 중의 적폐"라며 "악취 나는 군 내 적폐를 청산하기 위해서는 그 누구도 예외일 수 없다"고 비판에 가세했다.
그러면서 그는 "해당 사령관이 전역지원서를 냈다고 하지만 철저하게 감사하고 그에 따른 책임을 묻는 과정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며 "이번 기회에 지휘관이 병사를 하인 부리듯 하는 노예 사병 악습이 추가로 없었는지에 대한 전수조사를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바른정당은 공관병 인권침해 논란과 관련해 감사가 아닌 수사가 시급한 범죄수준이라고 규정하며, 국방부의 철저한 수사를 압박했다.
전지명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는 병사를 자신의 몸종 취급하듯이 맘대로 부려먹고 온갖 횡포와 위협을 일삼아 온 행태는 범죄수준"이라며 "국방부는 더 이상 지체하지 말고 감사가 아닌 수사를 시급히 착수해야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지금도 사령관 공관에 피해병사들과 기거를 같이하고 있는데 감사를 한다는 것은 일처리 수순에 걸맞지 않다"면서 "박 사령관의 보직 해임과 동시에 문제의 피해병사들을 원대 복귀시키는 것이 일차적인 조사방법의 수순"이라고 덧붙였다.
정의당은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기 위해 동원된 대한민국의 소중한 아들들을 사노비처럼 부린 것은 윤리적으로도 지탄받아야 하는 것은 물론, 국방의 소중한 자원인 병력을 사적인 영역에 멋대로 유용했다는 점에서 심각한 군기문란, 국기문란에 해당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최석 대변인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박찬주 대장이 전역지원서를 제출한 것에 대해 "어떻게든 책임을 감면해보겠다는 얕은 수작"이라며 "국방부는 박 대장을 직무정지시킨 후 엄밀한 조사를 통해 박찬주 대장 부부의 추악한 비위 행위들을 모조리 밝혀내고 엄벌에 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