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
8월 임시국회를 앞두고 세법개정안, 8·2부동산 종합대책 등 국회 현안 과제가 산적한 가운데 여야가 노무현·이명박·박근혜 등 이전 정부의 프레임을 꺼내들면서 성과 없는 공방을 이어가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실패한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자유한국당이 당시 집권여당이었던만큼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보수정권의 성패는 건너뛰고 참여정부 시절인 노무현 정부를 겨냥하며 당시 야당의 반발로 유야무야됐던 정책 무산을 재상기시키는 전략으로 맞서고 있다.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3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야당은 이번 부동산 대책과 관련해 이명박·박근혜의 지나친 규제 완화로 발생한 과열된 부동산을 바로잡는 것을 자각해야 한다"면서 "야당은 집값안정을 위한 이번 대책을 반시장적이라며 규제완화를 주장하고 있으나 그런 자격이 있는지 되묻고 싶다"고 일갈했다.
전날 한국당이 논평을 통해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과거 노무현 정부 시절 무수히 내놓았던 정책들의 재탕"이라고 폄하한 발언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김태년 정책위의장은 한 발더 나아가 한국당이 10년전인 참여정부의 부동산 대책을 현 정부와 비교해 비난한 것을 직격하며 "지난 10년 집권세력인 한국당은 오히려 부동산 투기를 방조해왔을 뿐 아니라 어떤 노력도 눈꼽만큼이라도 했는지 되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박근혜 정부에서 이른바 인위적인 경기부양을 한다고 초이노믹스를 실행해서 부동산 관련 규제를 풀어버리는 바람에 투기세력이 부동산 시장에 유입하게되게 하는 빌미를 제공했다"고 질타했다.
그동안 여소야대 국면 속에서 야당을 향해 '낮은 자세'로 협조를 구했던 것과 달리 민주당이 공세로 선회하자, 이에 질세라 한국당도 연일 안보와 증세 문제를 두고 "제2의 노무현 정부를 답습하고 있다"고 응수했다.
하지만 최근 10년간 국정을 운영한 보수정권의 집권여당이었던 한국당이 이렇다할 반성 없이 '노무현 정부'를 불러내는 것에 대한 비판도 제기된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부동산 정책과 관련, "수요억제 정책은 노무현 전 대통령때 이미 실패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우려의 시각을 표한다"며 "지금의 심각한 소득격차와 불평등이 노무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에서 이어졌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는 만큼, 문재인 정부는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될 점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공격했다.
이어 정 원내대표는 "부동산 가격을 잡지 못하고 수요억제 정책이 노무현 정권 때처럼 작동을 한다면 지방선거에서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수요억제만이 아니라 공급에 대한 정책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비난했다.
또 정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부자증세'에 대해 "최근 무리하고 즉흥적인 경제정책과 재정운영의 단명을 보여주는 게 실망스럽다"며 "뼈를 깎는 재정 절감 노력 없이 군사작전식 증세를 밀어붙이는 것은 국민들의 조세저항에 부딪히고 활력을 떨어트리는 부작용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그는 "특히 문재인 정부의 법인세 인상은 경제적 자해행위가 될 수 있다"며 "법인세 인상은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에도 없었다"고 쏘아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