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당시 국가정보원이 민간인 댓글 부대를 운영해 선거 및 여론조작 등 정치권에 개입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를 둘러싼 여야의 공방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은 국정원 적폐청산 TF 활동과 관련해 자유한국당이 "철저히 감시하고 따지겠다"며 자체적으로 당내 '개악저지 특위'를 구성하는 것에 대해 "정부의 적폐 청산 노력을 무력화하는 시도"로 규정하면서 강력하게 비판했다.
앞서 한국당은 국정원의 적폐청산 TF활동이 편파적, 정치적이라고 주장하면서 '개악저지 특위'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국정원 개혁의 종착역을 원세훈 전 국정원장으로 보지 않고, 사실상 이명박 전 대통령을 정조준하자 한국당은 멀쩡히 눈 뜨고 코 베일 수 만은 없다는 당내 기류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9일 한국당의 '국정원 개악저지 TF' 구성에 대해 "개악저지가 아니라 개혁저지"라고 날을 세웠다.
추 대표는 이날 국회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한국당이 국정원 적폐청산 TF 활동에 어깃장을 놓기 시작했다. 어두운 치부가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국정원 개악 저지 TF를 구성했다는 어이없는 소식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 보수 정권 9년간 망가질대로 망가진 국정원을 어떻게 더 망가트릴 수 있겠느냐"면서 "한국당은 개악 저지가 아니라 개혁 저지라고 솔직히 말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반면, 한국당은 국정원의 TF 활동과 관련해 여전히 '정치보복'이라고 주장하며 각을 세우고 있다.
이철우 최고위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국정원 적폐청산 TF 자체가 잘못됐다"면서 "재판이 끝난 사건도 있고 재판이 진행 중인 사건도 있다. 그런데 이를 다시 국정원이 손을 댄다는 것은 정치보복으로 비춰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회 정보위원회에서도 적폐청산을 하려면 과거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 적폐도 많이 있었는데 함께 해야지, 왜 MB정부와 박근혜 정부만 가지고 와서 이렇게 하느냐"며 "이건 정치행위고 정치보복이라고 했다"고 부연했다.
특히 그는 "대공수사를 안 한다든지 국내정보를 갑자기 없앤다든지 이런 문제들은 국정원을 무용하게 만드는, 또 어떻게 보면 국정원 존립 자체가 위협받는 이런 행위"라며 "그래서 (당내)국정원 개악저지 TF를 만들기로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