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우리나라 경제여건에 대해 "내수 개선 추세가 여전히 견실하지 못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진단했다.
KDI가 6일 발표한 '경제동향 9월호' 자료를 통해 "소매판매가 증가했으나 기저효과에 주로 기인하고, 소비자심리지수도 소폭 하락하는 등 민간소비의 개선 추세는 여전히 미약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7월 중 소매판매액(3.5%)은 내구재를 중심으로 전월(1.1%)에 비해 올랐다. 준내구재가 2.4% 감소했으나 작년 6월 말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에 따른 기저효과로 승용차(10.5%)를 중심으로 내구재가 11.5% 상승한 영향이다.
그러나 도소매업과 음식·숙박업 등 민간소비와 관련이 높은 서비스업생산은 여전히 부진했다. 도소매업(1.4%)은 전월(0.3%)보다 소폭 상승했으나 여전히 지난해 평균(3.0%)보다 낮은 수준이었으며, 음식·숙박업은 –4.3%의 증가율을 보였다.
8월 중 소비자심리지수도 가계생활형편 및 경기에 대한 비관적 의견이 많아지면서 전월보다 1.3포인트 떨어진 109.9를 기록했다.
설비투자는 기계류를 중심으로 높은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이를 견인해 왔던 반도체부문의 선행지표는 증가세가 둔화된 모습이다. 7월 중 설비투자지수는 운송장비의 기저효과로 전월(18.5%)보다 상승한 25.0%의 증가율을 기록했으나, 기계류는 증가폭이 축소(41.1→32.4%)됐다.
8월 중 반도체제조용장비 수입액 증가율(37.2%)이 전월(134.4%)에 비해 감소하고, 기계류 수입액 증가율도 하락(31.1→11.3%)하면서 향후 설비투자 증가폭이 다소 둔화될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건설수주는 건축 및 토목 모두 부진한 모습이며, 주택 인허가 및 착공 등 주택 관련 선행지표도 둔화세가 지속되고 있다.
생산 측면에서 나타났던 경기 둔화 조짐이 진정되고 있다는 부분이 고무적이다.
7월 중 전산업생산은 광공업생산을 중심으로 전월(1.7%)보다 높은 2.2%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광공업생산은 전자부품(10.7%), 석유정제(8.0%) 등 여타 품목의 생산이 개선되면서 전월(-0.5%)의 감소에서 0.1% 증가로 돌아섰다.
제조업 평균가동률도 전월(71.2%)보다 높은 73.4%를 기록하며 최근 지속된 가동률 하락 추세가 약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8월 중 수출(금액 기준)은 반도체의 높은 증가세에 주로 기인해 전월(19.5%)에 이어 17.4%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반도체에 의해 견인됐던 수출이 석유제품(36.1%), 자동차(23.6%) 등을 중심으로 증가하면서 생산 측면의 경기 개선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것이 KDI의 설명이다.
